배구협회, 김호철·차해원 대표팀 감독 지켜줄 수 있나

입력 2018-02-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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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차해원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호철 감독-차해원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대한배구협회(이하 협회)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20도쿄올림픽을 책임질 남녀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을 뽑았다. 협회는 7일 감독 선발에 관한 인사위원회를 열고, 감독을 발표했다. 원래 8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공개하는 것이 순서겠지만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은 “보안이 어렵다고 판단해 7일 밤 알렸다”고 말했다.

남자대표팀은 김호철 감독이 사실상 재신임됐다. 김 감독은 직전 대표팀을 맡았다. 대표팀에 선수 차출이 잘 안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2017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5승4패, 6위)와 아시아남자배구대회(3위)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여자대표팀은 차해원 전 GS칼텍스 수석코치가 선임됐다. 두 대표팀 전임감독의 임기는 아시안게임을 단위로 4년이 보장된다. 단 2단계에 걸쳐 중간평가를 받는다. 1단계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남자)과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여자)다. 이어 2020도쿄올림픽에서 두번째 검증을 받는다. 이를 통과해야 2022년 아시안게임까지의 임기를 채울 수 있다.

이 탓에 배구계에서 ‘협회가 전임감독의 의미를 잘못 읽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온다. 극단적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실패하면 불과 6개월 만에 전임감독직에서 낙마할 수 있다. 한 배구인은 “성적이 나지 않으면 감독을 교체하면 된다. 굳이 이렇게 임기에 관한 단서조항을 넣을 필요가 있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전임감독의 책무는 단기적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전부일 수 없다. 중장기적 대표팀의 자원을 육성하는 방향성이 절실하다. 그러나 서류상으로라도 임기 보장이 안 된 현실에서 길게 보는 안목을 지켜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런 여건에서 김 감독과 차 감독은 ‘투 트랙’으로 대표팀을 이원화시켜 운영할 것이 유력하다. 가령 남자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 최정예 A대표를 투입하고, 월드리그에는 미래 자원이 경험을 쌓는 방식이다. 여자대표팀 역시 ‘포스트 김연경(중국 상하이) 시대’를 대비할 시점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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