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상영 北 영화 어떻게 초청했나?

입력 2018-07-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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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막하는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북한 영화 ‘우리집 이야기’(위쪽)와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사진제공|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12일 개막하는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9편의 북한 장·단편영화를 공식 상영하는 가운데 영화제 측이 해당 작품의 관계자들을 초청해 실제 이들이 남측을 방문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초청 과정에 대한 궁금증도 일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지난달 11일 올해 영화제 상영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이번 북한 영화 특별상영 계획은 빠져 있었다.

최용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북한 영화 공식 상영 및 관계자 초청을 위한 노력을 이미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사될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최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영화제 측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못했고, 결국 포기해야 했다.

영화제가 다시 관련 프로그램을 실행키로 한 것은 올해 4월.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다. 이미 지난해 추진 단계에서 얻은 경험을 발판 삼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핵심은 상영작.

최근작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2016년 9월 열린 평양국제영화축전의 수상작이자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초청작인 ‘우리집 이야기’를 비롯해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등 체제선전과 같은 정치적 요소가 비교적 덜한 작품을 위주로 선정했다.

최 위원장은 “전체 구성과 스토리 라인, 인물 간 갈등 등 충분히 흥미로운 인상을 준다”면서 “기본적인 내러티브의 완성도를 의식하며 만든 듯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식 절차.

영화제 측은 통일부의 사전접촉 승인을 받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조 아래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에 작품 상영 허가와 감독, 배우 등 초청장을 전했다.

작품 상영 허가를 얻은 뒤 해외 영화 수출입업체를 통해 상영작의 디지털 소스를 받았다. 관련 저작권 사용 문제는 북한의 문화예술 저작권을 대행하는 남측 민간기구인 남북경제협력재단을 통해 해결했다.

하지만 북한 영화는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별된 사람만 볼 수 있는 ‘제한상영’ 대상. 그 필름과 소스를 보관하는 것조차 ‘특수자료 취급 인가자’만 가능하다.

한국영상자료원이 관련 업무를 관장하고 있어 영화제 측은 이번 상영작 디지털 소스를 위탁했고, 일정한 절차를 거쳐 상영 허가를 받았다.

이어 문체부 등 관계당국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 일반 공개 상영 승인을 얻음으로써 처음으로 공식 상영하게 됐다.

이제 관심은 북측 영화관계자들의 방남 여부.

최 위원장은 “아직 북측의 확답을 받지 못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폐막일까지 답을 기다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북한 영화를 공식상영하게 된 만큼 이제 남북영화 교류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22일까지 부천시청 잔디광장 등 부천 일원에서 펼쳐진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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