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 조기강판’ 악재에도 흔들림 없던 독수리 투수진

입력 2018-08-08 22: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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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선발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헤일의 조기강판에도 승리를 지켰다. 한화는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모처럼 타선이 폭발하며 8-2로 이겼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8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한화 이글스 원정 팬들은 초반부터 불안감이 가득한 얼굴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헤일(31)이 불의의 사고로 마운드를 일찍 내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헤일은 이날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회 오재원에게 선제 솔로포를 허용했으나 이후 안정된 투구를 거듭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쾌조의 페이스에 갑작스레 악재가 등장했다. 2회 두산 7번타자 김재호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강습타구를 오른 무릎에 맞아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헤일은 무릎에 아이싱을 한 상태로 즉각 야구장을 빠져나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투수의 부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화 측 덕아웃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을 위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한화에게 선수의 부상보다 더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 선수들은 잠시 동요했을 뿐 이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다잡은 투수진의 맹활약이 이어진 덕분이었다. 두 번째 투수로 투입된 안영명은 ‘롱릴리프’로 제 역할을 100% 이상 해냈다. 5회까지 3이닝을 책임지면서 단 1실점만을 기록했다. 몸을 많이 풀지 못한 상태였음에도, 볼넷을 단 한개도 허용하지 않는 호투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어 올라온 투수들까지 연달아 맹활약을 펼쳤다. 필승조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상원이 1이닝 무실점 쾌투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박상원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끝내며 평균자책점을 다시 1점대(1.99)로 진입시켰다. 분위기를 탄 불펜은 이후 경쟁이라도 하듯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7회 송은범, 8회 이태양, 9회 정우람이 깔끔한 투구로 팀의 8-2 승리를 장식했다. 3연패에서 탈출하는 순간이었다.

한화는 7일까지 올 시즌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이 리그 전체 1위(3.88)다. 10개 팀 중 불펜진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오직 한화가 유일하다. 8일 두산전 같이 예기치 못한 사고에도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은 불펜진의 맹활약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팀 승리 만큼이나 반가운 소식 하나가 승리 후 한화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경기 초반 강습타구로 인해 병원으로 후송됐던 헤일이 ‘단순타박상’ 진단을 받은 것이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독수리 군단은 연이어 전해진 희소식으로 가을야구를 향한 발걸음을 다시 한번 가볍게 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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