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김남순, 윤미진, 김수녕(왼쪽부터)이 금, 은, 동을 싹쓸이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IOC
태극기 세 개가 게양대에 나란히 올라가며 세 명의 한국 선수가 이를 지켜보는 광경은 분명 장관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AG)에서는 이러한 장면을 볼 수 없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 비해 경쟁이 덜 하지만 규정이 이를 막기 때문이다. AG에서는 같은 국적 선수들이한 종목에서 1~3위를 차지할 경우 4위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만일 4위도 같은 국적일 경우 5위가 시상대에 오르는 영예를 안는다.
이는 한·중·일 3개국의 메달 독식 현상이 심각해 생긴 규정이다. AG는 원년인 1951델리 대회부터 2014인천 대회까지 4313개의 금메달을 수여했다. 이 중 중국이 1342개, 일본이 957개, 한국이 696개를 따냈다. 전체 금메달의 70% 가량을 한·중·일이 쓸어가기에 ‘그들만의 잔치’를 막기위한 나름의 ‘제동 잔치’인 셈이다.
실제로 2017삿포로 동계AG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선 한국의 서이라~신다운~이정수가 1·2·3위를 나눠가졌다. 그러나 이정수가 아닌 와타나베 케이타(일본)가 시상대에 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물론 메달을 못 받는 아쉬움은 있지만 혜택은 공평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해당 규정 탓에 동메달을 수여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연금이나 상금 등 부가적 혜택은 그대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