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와 함께하는 AG] 한국 최고 스프린터 김국영, 9초99 목표 향해!

입력 2018-08-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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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영(왼쪽)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00m에 출전한다. 한국기록(10초07) 보유자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9초대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5일 남자마라톤을 필두로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육상경기가 본격 시작된다.

100m 달리기도 이날 스타트한다.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뽑는 종목인 만큼 큰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아시아기록이 9초91까지 단축되는 등 9초대 기록에 진입하는 선수들의 증가도 인기 상승에 힘을 보탠다. 우리 나라에서는 한국기록(10초07) 보유자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이 출전한다.

남자 100m 올 시즌 최고기록은 9초88의 모니스(미국)가 보유하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아시아 스프린터로는 시즌랭킹 4위 쑤빙톈(9초91), 15위 젠예(9초97·이상 중국), 33위 야마가타(10초05·일본) 등이 있다. 올해 최고기록 10초20의 김국영은 135위에 랭크된 가운데 중국선수 4명, 일본선수 3명이 100위 이내에 포함됐다.

중국이 다음 스텝인 9초80대를 희망하는 가운데 김국영은 9초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징적인 목표는 9초99. 10초 이내에만 진입하면 기록 단축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100m 달리기는 보폭과 보속의 곱에 의해 기록이 정해진다. 기록 단축에 가장 좋은 방법은 큰 보폭으로 스피드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2009베를린세계선수권 결승진출자 평균 신장은 185.4㎝, 한국남자 단거리 선수들도 평균 182㎝에 달했다. 체격에서는 우리 선수들도 상당히 국제화됐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지는 체격을 기록단축의 장애요소로 꼽는 사람들이 많지만 반드시 큰 체격이 좋은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장신 선수들은 보폭을 크게 하는 주법을, 상대적으로 작은 선수들은 피치를 빨리하는 주법을 활용해 경쟁하고 있다. 결국 체격이 아닌 체력과 기술 연마로 기록 단축에 도전하는 것이다. 신장 173㎝의 쑤빙톈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당분간은 100m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같은 체격(196c㎝)을 지닌 선수들은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나친 장신은 효율적인 동작수행에 어려움이 크다. 실제 ‘볼트 시대’가 종료된 이후 장신 선수들은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조금은 시간이 지난 결과이지만 볼트와 김국영의 100m 구간 내 활동상황을 분석한 결과 레이스 중반 이후 가속능력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출발 반응속도와 피치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2009베를린세계선수권에서 김국영은 10초51을 찍었는데 49보(보폭 204㎝)가 기록됐다. 볼트는 41보(보폭 244㎝)로 9초58을 세웠다.

김국영은 상대적으로 스타트가 빠른 편이다. 2010년 10초31로 한국기록을 31년 만에 깬 이후 4차례나 더 신기록을 경신했다. 2017런던세계선수권에서는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100m 준결승전에 올랐다. 김국영도 이번 AG에 맞춰 빠른 스타트와 함께 보폭을 늘려 48보까지 줄여나가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늘 고민하는 레이스 중반 이후 속도가 떨어지는 모습도 보완이 필요했다. 김국영은 후반 가속능력강화를 위해 근력과 스피드 훈련도 매진했다. 친형과 같은 박태경 코치와의 완벽한 호흡도 AG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든다. 김국영은 “10초대를 깬다는 사실보다 한국 선수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한계점인 9초대에 진입하고 싶다. 예선부터 최선의 기록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한때 육상 단거리가 세계와의 격차로 국가대표팀 육성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는 등 설움을 겪은 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진 셈이다. 김국영이 광주 지역에서 진행하는 훈련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맥을 함께 하는 광주스포츠과학센터(김석환 박사팀)가 적극 나서 스포츠과학지원과 기록향상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AG 최고의 승자는 본인과의 싸움에서 자신을 넘어서는 인물이다. 상대를 경쟁자로만 인식하지 않고, 본인의 레이스에만 집중하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100m 종목에 특화된 선수보다는 400m 릴레이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집중 육성시키다보면 100m 선수들의 경기력 증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어 향후 대표팀 운영이 한결 원활해질 것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성봉주 수석연구위원(운동생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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