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화해X화합X정상화”…‘23rd BIFF’의 새로운 도약(종합)

입력 2018-09-04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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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화해X화합X정상화”…‘23rd BIFF’의 새로운 도약(종합)


“화합, 정상화, 새로운 도약”


지난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상화를 위해 오랜 시간 힘썼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의 복귀가 눈길을 끈다. 더불어 보이콧을 계속했던 단체들도 이에 대한 철회를 결정했기에 4년간의 진통을 끝내고 재탄생을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23rd BIFF) 공식 개최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 그리고 개막작 영화 ‘뷰티풀 데이즈(Beautiful Days)’ 배우 이나영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오랜 만이라 소회가 남다르다. 20년 넘게 영화제에 사랑을 보내주신 여러분을 봬서 반갑기도 하다. 오늘은 집행위원장님과 함께 지난 1월31일 날짜로 다시 복귀하고 7개월이 지났다. 나름대로 시간이 부족하지만, 준비를 하느라 노력을 했다. 얼마나 만족감을 드릴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용관 이사장은 “다행히 프로그래머들이 열심히 노력을 해서 좋은 라인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주로 해외에 인적 네트워크나, 국내외 영화인들, 많은 문화 예술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지난 3월부터 이사회 이름을 ‘비전 2040 특별 위원회’로 구성, 스터디를 해왔다. 올해 영화제 끝나고 자체 평가를 통해, 다듬어서 연말에는 계획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올해는 지난 3, 4년의 어려움을 마감하고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하는 전환점으로 생각한다. 화합, 정상화, 새로운 도약이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포스터에서 직, 간접으로 느끼셨겠지만 올해는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화합과 화해를 통해 영화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분위기를 복원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부산영화제 사상 최초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공백 상태인 상황이 4개월 간 지속됐다. 영화 선정위원회의 경우도 4월 중순 넘어서까지 결원이 생기고 충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4월 말에 이르러서야 선정위원을 위촉했다”고 운을 뗐다.

또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예년의 준비과정에 미뤄 보건데, 2개월 정도 뒤쳐졌다. 이번에는 안정적으로 영화제를 유지하는 것에 주력했다. 올해 영화제의 행사와 프로그램의 특징은 여섯 가지다. 첫 번째로 올해는 정상화의 원년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더불어 30회, 40회의 견고한 틀을 다니는 출발이라고 말씀 드려야겠다. 좀 더 새로워지고 국제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한 작업은 올 행사가 끝난 이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 있다. 부산 지역 영화인들의 오랜 바람이었던, 남포동에서 일종의 영화 행사를 시험적으로 시도하는 것에 동의를 했다. 시민 체험적인 활동이 전개된다”고 올해 영화제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에 대해 “가족 해체를 통해, 종국에는 가족 관계가 복원되는 독특한 구조에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의 적절하게 탈북민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고 말했고, 폐막작 ‘엽문외전’은 “제23회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마무리되는 시점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홍콩의 장르 영화를 택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용관 이사장은 정상화에 대해서 “내부의 소통도 필요하고 외부에서는 돈이 필요하다. 상처도 깊다. 와서 보니까 스스로의 상처가 깊다는 걸 절감했다. 또 자가진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지 연구를 하겠다는 거였다. 1년 반을 돌아오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돌아온 입장에서 머쓱하기도 하다. 또 자기성찰도 필요했다. 그런 것들이 조직위원회에서 익숙해졌던 집행위원장의 역할에서 이사회로 독립을 하면서 일을 해야 해서 문제들이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세히 설명을 더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예산에 대해 “작년 예산은 117억으로 기억이 된다. 올해는 다시 돌려받은 국비 7억4000만원을 포함해서 증액이 됐다. 남포동에서의 활동,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국비가 삭감되면서 마켓 예산이 삭감됐는데 그 마켓 예산을 증액시켰다. 올해 예산은 122억으로 최종 확정됐다. 여유로운 상황이다. 기업 협찬의 경우는 작년엔 22억 원에서 25억 원 정도의 협찬금으로 모여졌다”고 예산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故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공백을 어떻게 채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작년, 올해에 이러지면서 20년 넘게 도와주셨던 많은 분들이 조금 더 마음을 모아서 많이 도움을 주시려고 하셨다. 전통적으로 계속 유지했던 관계 뿐만 아니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다른 지역권들이 있다. 그 지역권과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 노력이 프로그램에 반영돼 있다”고 답했다.


배우 이나영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를 소개하기 위해 개최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결혼과 출산 등으로 긴 공백기를 보낸 이나영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6년만.

먼저 윤재호 감독은 “‘뷰티풀 데이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14년 만에 만나는 아들과 엄마에 대한 이야기다. 개막작 선정이 영광이다. 저예산 예술 영화지만 이렇게 힘을 합쳐서 뜻이 있는 분들과 함께 열심히 만든 작품이다. 많이 보러 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나영은 “한국 배우로서 가장 기다리고 기대되는 영화제다.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오시는 자리에 ‘뷰티풀 데이즈’가 첫 번째로 선보이게 돼 큰 영광이다. 어떻게 봐주실 지도 궁금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이나영은 이번 작품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마음을 정했다. 캐릭터가 약하지 않은, 어떤 사건들을 겪었음에도 삶에 지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캐릭터다. 그걸 감독님께서 잘 표현해주셔서 선뜻 결정하게 됐다”며 “영화를 찍고 나서, 내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공부를 했다. 감독님 영화의 스타일에 같이 참여하게 돼 굉장히 좋았다. 이제까지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촬영을 하셨다”고 말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다. ‘뷰티풀 데이즈’는 한 탈북 여성이 겪는 스산한 삶을 그린다.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온 여성의 차마 밝힐 수 없는 비밀스러운 사연을 담을 예정이다.

폐막작은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 선정됐다. ‘엽문 외전’은 엽문에게 패배한 뒤 영춘권을 잊고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장천지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암흑 조직간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부산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79개국 323편의 초청작이 상영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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