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수 선발논란으로 비난을 자초한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10일 국회청문회에 섰다. 병역면제를 위해 실력도 되지 않는 선수를 뽑았다는 비난여론이 들끓자 정치인들이 끼어들어 국정감사장이라는 마당이 차려졌다.
● 헛다리 긁는 질문에 정작 중요한 핵심은 없었다
이날 기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듣고 싶었던 것은 왜 그동안 뽑지 않겠다고 본인 입으로 말해왔던 오지환을 뽑았느냐는 것과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마지막에 마음이 바뀐 이유였다.
불순한 청탁이 의심스럽다면 본인의 동의를 얻어 계좌추적 등 물증을 찾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면 된다. 누구를 뽑아도 상관없었기에 선수인생 살리는 셈 치고 뽑았다면 감독이 그 판단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된다. 그것이 아니라 정말로 당시 실력이 좋다고 감독이 믿었다면 비난했던 대중이 선동열 감독에게 도리어 사과해야 한다.
● 야구는 단순히 숫자로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 스포츠와 정치가 만나면 블랙코미디가 탄생한다
스포츠세상이 아주 순수해서 정치와는 상극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스포츠는 스포츠만의 룰과 세상이 있다. 그것은 쉽게 외부인이 알기도 감히 끼어들기도 어려운 복잡한 영역이다. 물론 그들만의 세계에서 상식에 맞지 않은 일도 벌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정치가 스포츠에 끼어들어서 잘못된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나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전임감독이 집에서 TV로 야구경기를 보면 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에게는 할 말도 없다. 감독연봉과 판공비를 따지던데 우리 국민들은 의원들이 받아가는 세비와 특별활동비에 더 분노하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의 논리라면 앞으로 대한민국 모든 스포츠의 대표팀을 뽑을 때 국회의 감사를 받아야한다는 얘기인데 그것은 국력과 국가예산의 낭비다. 정치인이 굳이 나서지 않더라도 스포츠를 지켜보는 대중의 감시와 비난이 그들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블랙코미디 같은 이번 국정감사를 보면서 기자는 의문이 생겼다. 혹시나 다른 국정감사도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지 여부였다. 만일 그렇다면 정말로 큰 죄를 진 사람들도 국정감사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