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 기력 하향화…경정 판도 바꾸나

입력 2018-12-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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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이 최근 몇 년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온라인 스타트 방식을 도입했고 프로펠러 고정제는 프로펠러 개인 소유제로 변경됐다. 또한 1200m 경주와 1800m 경주를 혼용해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요즘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모터의 기력이다. 소음 방지를 위해 감응형 장비를 도입하면서 전체적으로 하향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4월에 첫 투입된 모터와 보트도 초반에 선수들이 적응하기 어려워할 정도로 전반적인 파워가 떨어진 상황이다.

소개항주 기록이나 완주기록도 예전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예전에는 수온이 낮아진 겨울철에는 소개항주 기록이 6초대 중반을 기록했고, 최상급의 모터의 경우 6.4초대까지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1800m 세 바퀴 완주타임도 2014년까지는 1등 기록이 1분 40초대 후반이었다. 김종민 같은 정상급 선회력의 선수들은 1분 40초 중반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등 완주 기록이 보통 1분 52∼54초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인 경주 시속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느려지면서 경주 스타일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로 인해 이에 적응하지 못한 몇몇 고참급 선수들은 눈에 띄는 성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 사재준, 정민수, 권명호, 나병창 같은 1·2기 노장 선수들은 스타트로 경주 초반부터 주도하기보다 선회력 셋팅에 초점을 맞춰 역전을 노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모터의 파워가 떨어지면서 예전 같은 역전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경주, 1200m 경주 등이 도입되면서 입지가 더 좁아졌다. 빠른 스타트 보다는 안정적인 선회와 운영으로 역전 승부를 노리는 장점이 사라졌다.

경정 전문가들도 전반적으로 선회 파워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직선력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조금이라도 몸무게가 가벼운 선수들이 유리한 상황이고 초반에 승패를 결정짓는 스타트 능력도 중요해졌다. 최근 몇 년간 여성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이유도 찌르기가 대세이고 직선력이 중요한 경정 스타일에 잘 맞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선회나 운영 쪽에 많은 비중을 두고 경주를 풀어왔던 선수들은 초반에 승부를 결정짓는 스타트 능력을 좀더 키워야만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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