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유태오 “‘레토’ 韓 개봉, 칸 영화제 때보다 더 떨려”

입력 2019-01-02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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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유태오 “‘레토’ 韓 개봉, 칸 영화제 때보다 더 떨려”

배우 유태오가 혜성처럼 등장, 칸 영화제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계 러시아인 록가수 고(故) 빅토르 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레토’를 통해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고, 곧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에게서 칸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이 연기한 빅토르 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 국내에 ‘레토’를 상영하는 소감은?

“아직도 신기해요. 기분이 너무 좋고요. 칸 영화제 때보다 더 떨리는 것 같아요. 러시아 영화라서요. 우리(나라) 영화만의 취향이 있잖아요. 스파게티가 같은 스파게티라도, 이탈리아에서 먹는 것과 다른 것 처럼요. 그런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거짓말 아니고, 칸 영화제 다녀왔을 때는 설렘이 컸는데 지금은 긴장이 더 돼요.”

● ‘레토’는 러시아에서 어떤 반응이었나?

“그때는 (반응이) 9대1로 나뉘어졌어요. 90%는 정말 좋아해주셨죠. 나머지 분들은, ‘이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야’ 정도였어요, 러시아 사람들이 칭찬을 잘 안 해주는데, 영화가 끝나고 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전 그런 말 자체가 너무 고마웠어요.”


● 처음에 ‘레토’로 칸 영화제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땠나?

“일단 칸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멍했어요. 칸의 경쟁부문에 들어가는 자리가, 우리나라 만이 아니고, 영화 문화 안에서는 가장 명예로운 자리잖아요. 그래서 그 자리에 가니까, ‘내 인생에 이런 것도 있구나’ 해서 꿈같았어요. 칸에 갔을 때는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열흘 정도 있었는데, 딱 하루 오후만 쉬고 왔죠.”

● ‘레토’로 국내에서도 유태오라는 배우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는데, 기분이 어땠나.

“기분이 좋았어요. 기분은 좋았지만, 그 전에도 제가 여러 작품을 했었는데 그때도 그 나라에서 관심을 받아도 우리나라에서는 항상 (반응이) 싱거웠어요. 계속 무명이었죠. 그래서 별 기대는 안 했어요. 김치국은 안 먹으려고요. 더 성장하면 좋은 거고요. 연기는 단순 노동이잖아요.”

● ‘레토’의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현재 가택구금 중인데

“영화 촬영이 5회차 남은 상황에서, (감독님이) 가택구금이 됐어요. 그래서 이틀정도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같이 얼었죠. 막연했어요. 근데 감독님이 리허설을 많이 해서 대충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고 있었어요. 나머지는 저희끼리 고민을 하면서 하게 됐어요. 너무 다행히 중요한 신들을 먼저 찍어서, (나머지는) 쉬운 신들이었죠.”

● 빅토리 최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나?

“그냥 일반적으로 다큐멘터리, 흘러나온 노래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러시아에서 유명한 분인데, 그게 어느 수준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죠. 이 영화 오디션을 보고 나서 됐다는 소식을 듣고 본격적으로 조사를 했죠. 책을 읽고 인터뷰를 찾아보고, 러시아에 가서 3주 준비 기간이 있어서 정말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해보자고 해서 다 습득을 했어요.”

● 영화 속 모습과 지금은 다른 느낌인데, 촬영 당시 살이 많이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역할을 위해서 뺐어요. 근데 얼굴이 너무 휑해 보여서, 감독님이 저에게 지적을 하셨거든요. 너무 빠졌다고요. 지금이 딱 좋다고 하셔서 그 정도만 유지했어요.”


● 평소에 노래를 부르고 기타치는 걸 좋아했나?

“사람들 앞에서 할 정도는 아니고, 장난치듯 하는 수준이었어요. 기타치고 노래 부르는 뮤지션 역할을 한 번 정도는 꼭 연기하고 싶었어요. 근데 그 인물이 하필 빅토르 최였죠(웃음). 하나도 안 편했어요. 너무 부담감이 컸죠. 근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밌기는 했어요. 러시아러 공부를 하고, 외우기 힘들 때는 노래 연습도 하고요.”

● 평소 러시아어 구사 능력은 어느 정도였나?

“하나도 몰랐어요. 한 마디도 못 했죠. 오디션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배웠어요. 이제는 식당에서 주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러시아어를 할 수 있어요. 책도 읽을 수는 있지만, 무슨 말인지는 몰라요(웃음).”

● ‘레토’ 캐스팅, 20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비화도 궁금하다.

“처음에 누군가 저에게 어린 20대 친구 중에 빅토르 최를 연기할 만한 사람을 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이미지를 변화시키려고 머리를 파마했었어요. 근데 살도 빠지고 파마머리를 한 제 모습을 어느 날 얼핏 보니까 느낌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셀카를 찍어서 보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보냈고, 5일 뒤에 셀프 영상을 하나 찍어달라고 했어요. 느낌만 보려고요. 그리고 모스크바에 와서 오디션을 봤으면 한다고 말을 들었어요.”

● 최근 한국에서 음악 영화인 ‘보헤미안 랩소디’가 흥행하고 있는데, ‘레토’도 음악영화이니 기대되는 부분이 있을 것도 같은데

“반응이 기대돼요. 이 영화가 제 첫 영화는 아니에요. 여러 영화들을 출연했는데, 10년 만에 주인공으로 집중을 받은 거죠. 거기에 대한 반응이 기대되죠. 저도 궁금해요.”

● 관객들에게 배우 유태오는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그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제 묘비명을 어떻게 써야 하나 생각해요. 좋은 남편에 좋은 배우, 그게 박혀있으면 좋겠어요. 연기를 시작한 이유로 역사에 남고 싶어서였어요. 그런 로맨스를 가지고 연기자가 됐어요. 앞으로 좋은 성장을 보여드리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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