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가 부실한 마운드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 선발진과 불펜을 가릴 필요 없이 총체적 난국이다. 개막 직후부터 부상자가 속출해 마운드 운영에 차질을 빚은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선발요원들의 부진이 불펜의 과부하까지 불러오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한화는 KIA 타이거즈와 함께 올 시즌 가장 많은 9명의 선발투수를 쓰고 있다. 그러나 8일까지 선발진이 거둔 승리는 10승에 그치고 있다. 5할 이상의 승률로 5강을 형성하고 있는 상위팀들을 빼면 가장 많은 승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안쓰러운 수준이다. 좌완 채드 벨이 5승이나 기여하고 있다. 전체 9위에 불과한 선발진의 평균자책점(ERA) 5.60이 현실을 오히려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선발진이다. 그나마 장민재가 3승으로 제 몫을 해줘 다행이다. 다른 국내 선발요원들 중에선 1승의 김범수만 승리를 맛봤다. 구원으로 8경기에서 1패, ERA 3.86을 기록했던 김범수는 선발전환 이후 3경기에서 1승1패, ERA 5.79로 분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용덕 감독에게 직접 선발전환을 요구했던 패기를 살리지 못하고 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선 최정을 상대로 위축된 모습을 드러낸 끝에 4이닝 7안타 2홈런 7실점으로 무너졌다.
선발진의 부진은 불펜에도 전이되고 있다. 지난해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끈 불펜의 강점이 올해는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마무리 정우람의 등판형태와 성적만 살펴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세이브 상황보다는 접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잦다. 그러다보니 세이브는 4개뿐이다. 벌써 두 자릿수 세이브를 챙긴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함덕주(두산 베어스), 원종현(NC 다이노스)과는 격차가 크다. 초박빙 상황 또는 8회 이전의 등판이 블론세이브 3차례를 낳기도 했다. 정우람은 세이브 대신 팀 내 최다인 구원 3승을 올리고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