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품 하나에도 감정이입,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의 디테일

입력 2019-07-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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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 공을 들인 소품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은 주인공 이상엽(왼쪽)과 박하선이 메꽃을 보며 대화하는 극중 장면.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2화 ‘메꽃’ 200만원 들여 10송이 제작
답답한 일상…햄스터 대신 앵무새로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제작진이 소품 하나에도 세밀하게 공을 들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셈이다. 덕분에 주인공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 시청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평범한 주부가 금기된 사랑에 빠지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담백한 연출로 자극적이지 않은 멜로를 표현한다. 드라마는 5일 주부인 박하선과 대안학교 교사 이상엽의 운명적 만남으로 시작했다.

특히 2화에 나온 메꽃이 시청자의 시선을 끌었다. 메꽃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결정적인 요소로 등장했다. ‘서서히 깊숙이 스며들다’라는 꽃말이 주인공의 사랑을 은유하기도 한다. 생화를 구하고자 했지만 개화 시기가 지나 제작진은 조화를 제작했다. 꽃을 만드는 데만 10송이에 약 200만 원이 들었다.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일 “메꽃이 일본 원작 드라마의 제목일 정도로 중요한 소품이어서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박하선의 남편 정상훈이 키우는 앵무새 ‘사랑’과 ‘믿음’도 의미심장하다. 앵무새는 남편의 무관심 속에서 답답한 일상을 사는 박하선의 상황을 드러낸다. 제작관계자는 “2014년 원작에는 햄스터가 나오지만 ‘갇혀있다’는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자 유리앵무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촬영 분량이 많은 앵무새는 제작PD가 직접 키우며 건강까지 관리한다.

드라마 배경에 놓인 책들에도 사연이 있다. 극중 출판사 사장인 최병모, 화가이자 다독가인 조동혁의 집은 책들로 가득하다. 교사 역할인 이상엽의 집도 마찬가지. 곳곳에 놓인 많은 책은 3월 종영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팀으로부터 받았다. 제작관계자는 “책 때문에 고심하다 극중 배경이 출판사였던 ‘로맨스는 별책부록’ 현장에서 2∼3만 권을 넘겨받아 재활용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슬럼프에 빠져 그림이 아닌 책에 파묻혀 사는 조동혁의 상황이 더욱 극적으로 표현됐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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