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 유도 기대주 김임환(27·한국마사회)이 국제유도연맹(IJF) 2019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선수단에 값진 첫 메달을 안겼다.
재일동포 3세 김임환(세계랭킹 29위)은 26일 도쿄 치요다구 일본유도관에서 열린 대회 둘째날 남자 66㎏급 결승에서 이 체급의 강자 마루야마 조시로(일본)에 절반 2개를 허용하며 한판패,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2위 마루야마는 아베 히후미(일본·3위)와 함께 이 체급의 강자로 손꼽힌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그를 한판으로 쓰러트린 안바울(남양주시청)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 2월 독일 뒤셀도르프그랑프리대회 이 체급 결승에서도 김임환에게 아픈 기억을 안긴 인물이다.
김임환의 컨디션은 최고조였다. 세바스티안 세이들(독일)과 1회전부터 데니스 비에루(몰도바)와 준결승전까지 6경기 중 4경기를 한판으로 장식했다. 주특기인 발뒤축후리기와 허리채기가 빛을 발했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대회 이 체급 동메달리스트인 세계랭킹 1위 바자 마르그벨라시빌리(조지아)와 3회전에서 맞붙은 최악의 대진운도 이겨냈다. 마르그벨라시빌리를 상대로 2분2초만에 허리채기 한판승을 거둔 것 자체만으로도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마르그벨라시빌리는 패배의 충격에 한동안 매트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엄청난 함성을 등에 업은 마루야마와 결승전은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준결승에서 마루야마와 아베의 매치업이 성사돼 최소 한 명은 결승에 오를 수 있었던 일본과 달리 김임환은 동료 안바울이 2회전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홀로 기나긴 싸움을 해야 했다. 마루야마를 상대로 종료 1분을 남긴 시점까지 끈질기게 버텼지만, 42초를 남기고 절반을 허용한 뒤 13초만에 목감아치기 절반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세계 유도 강자들이 모두 출격한 이번 대회에서 랭킹 1위를 제압하는 등 2020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키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2년 전 부다페스트대회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 성적(5위)도 넘어서며 개인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거머쥔 것도 의미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