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총액 28억 원의 역대 KBO 사령탑 최고액에 재계약한 두산 김태형 감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29일 두산 베어스와 KBO 역대 사령탑 최고대우(3년 총액 28억 원)에 재계약한 김태형 감독이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30일 잠실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5년 연속(2015~2019시즌)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해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계약 마지막해인 2022시즌까지 꾸준하게 강팀의 면모를 유지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 감독 특유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앞으로 3년간은 처음 감독이 됐을 때와 분명히 다를 것 같다”고 운을 뗀 김 감독은 “(감독 부임 첫해인) 2015시즌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시야가 넓어졌다. 야구 이외에도 모든 부분에서 감독이 해야 할 게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물론 성적이 첫 번째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모든 면에서 시야가 넓어졌다는 게 과거와 가장 큰 차이”라고 밝혔다.
정규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하다 키움 히어로즈와 KS에서 맹활약을 펼친 오재원에 대해선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재원은 올해 정규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164(177타수29안타), 3홈런, 18타점, 출루율 0.267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오재원을 2군에 내리지 않았다. 올 시즌 193일 가운데 총 164일간 1군에 머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감독은 “나도 (오)재원이도 힘들었다. 고참으로서 슬럼프가 길어서 표정도 좋지 않았고, 갈등도 많이 했다. 무엇보다 본인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래도 2015~2016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다. 자기 역할은 해줄 선수라고 믿었다. 재원이에게 ‘네 것을 포기하고 주장 역할을 해달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다. 아무 생각말고 여기(1군)서 하자고 했는데, 경기를 많이 못 나가기도 했으니 섭섭함도 있었을 것이다. KS 우승하고 미팅 후 재원이를 따로 불러 ’너도 잘 참았고, 나도 잘 참았다‘고 말해줬다. 프리에이전트(FA) 신청한다고 하는데, 빨리 계약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