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가 초고속 카메라, 랩소도 등 첨단장비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투수 장민재(왼쪽)가 한용덕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초고속카메라와 랩소도를 활용한 피칭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핵심과제 중 하나는 선발로테이션 확정이다. 이미 1∼3선발은 정해졌다. 지난해 23승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12승)와 채드 벨(11승), 지난해 11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옮겨온 장시환이다.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자 구성이다. 장시환은 지난해 6승(13패)에 그쳤지만, 시속 150km의 빠른 볼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영입을 위해 적잖은 출혈까지 감수한 사실을 고려하면 선발 한 자리를 메워줘야 할 귀한 자원임에 틀림없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일찌감치 “장시환은 3선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두 자리를 놓고 ‘낙타 바늘구멍 뚫기’ 같은 경쟁이 불가피하다. 우완 장민재, 김이환, 김민우, 김진영 등의 기존 자원뿐 아니라 2차 드래프트로 입단한 좌완 이현호와 고졸신인 듀오 남지민, 한승주 등이 경합한다. 지난해 불펜에서 시작해 선발진에 합류했던 포크볼러 장민재와 후반기 1군으로 콜업돼 가능성을 엿보인 2년차 김이환에게 우선 눈길이 간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아직은 다 고만고만하다. 3월 시범경기까지 마쳐야만 4·5선발 자리의 주인이 확정될 수도 있다.
그 누구도 선발로 풀타임을 경험해본 적은 없는 투수들이라 아쉽다. 시즌 도중까지도 길게 꼬리를 드리울 수 있는 불안요소다. 그러나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비교하면 적어도 양적 측면에선 훨씬 더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긍정요인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개개인이 다 같이 한 뼘씩만 성장해도 선발진을 비롯한 한화 마운드는 한층 더 견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