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자금 줄고, 하늘 막히고…K리그 여름 이적시장이 불안하다

입력 2020-05-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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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세상 어느 곳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가 없다. 어렵사리 2020시즌을 시작한 K리그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관중소요쯤 일어나야 징계로 주어지는 무관중 경기가 이미 3라운드를 찍었고, 주말 4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심각한 자금난에 모두가 아우성이다. 입장수입은 아예 없고, 여기서 파생되는 상품판매 역시 크게 줄었다. 노출이 핵심인 스폰서들도 무관중으로 인한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이미 집행된 비용을 돌려받을 것 같진 않지만, 내년에는 올해 손해분에 대한 보상을 일부나마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축구계의 관측이다.

“경기를 치르지 않아도 적자, 경기를 치르면 더 적자”라는 모 구단 단장의 푸념이 괜한 게 아니다. 그나마 기업구단은 기댈 구석이라도 있는데 도·시민구단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된 예산마저 반납할 처지라 답답함이 더하다. 임직원의 임금을 삭감한 구단도 꽤 있다.

돈줄이 마르면서 선수이적시장도 유탄을 피할 수 없다. K리그에선 6월 25일부터 7월 22일까지 여름시장이 서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유럽의 빅리그, 빅클럽들조차 허리띠를 졸라매다보니 괜찮은 매물이 등장해도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돈이 아닌 환경의 영향도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구촌의 하늘 길은 꽉 막혔다. 국경을 차단한 국가들이 늘어나 하루 평균 2만여 대 이상의 항공기가 드나들었다는 유럽의 하늘이 지금은 수천 편으로 줄어 청명해졌다고 한다.

이 시국에 스카우트 담당자들의 해외출장은 불가능하다. K리그 구단들은 비 시즌에도 특정 지역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길게는 수개월간 체류시키곤 했다. 한두 경기만 보고 선수의 진짜 실력과 성향을 검증하기 어려워서다. 에이전트들도 선수 및 그의 소속팀, 영입을 희망하는 국내 구단과 협상을 조율하기 위해 자주 해외를 오갔다.

그런데 돈이 있어도 해외로 갈 수 없고, 어렵게 가도 일정기간 격리가 불가피해 이제는 원격협상이 대세다. 스카우트도, 에이전트도 선수의 경기 장면을 편집한 영상만 보고 협상하는 시대를 맞았다. 큰 돈을 들이고 많은 정성을 쏟고도 실패 확률이 높은 것이 선수영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아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계약을 확정하고도 데려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경우도 있다. A구단은 오래 전부터 눈여겨본 좋은 자원의 영입에 거의 근접했는데, 국내로 데려올 직항편은 물론 경유편도 마땅치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래저래 불투명하고 불안한 K리그의 선수시장이다.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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