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저작권료 받아봤어? 수익률도 대단해

입력 2020-06-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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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우아하게’가 온라인 경매를 통한 세계 최초의 저작권 공유 플랫폼에서 시작가에서 무려 2900%가 상승한 최고 낙찰가를 쓰며 인기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 ‘뮤직카우’로 본 대중음악 콘텐츠의 공유가치

일반인, 저작권 투자 통해 가수 후원
데이터기반 금액 산정…온라인 경매
공유 플랫폼을 넘어 팬덤으로 진화
창작자들에게도 상생의 생태계 제공

30대 중반 여성 김모씨는 가수 김범수의 1999년 노래 ‘약속’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 5월28일 온라인 저작권 공유 플랫폼을 통해 30만원을 투자, 이후 연간 일정 금액의 저작권 수익을 얻게 됐다. 저작권자의 사후 70년까지 저작권이 보장돼 김씨는 거의 평생 관련 수익을 가질 수 있다. 김씨가 ‘약속’의 저작권을 매입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와 가수를 후원하려는 의지이다.

● 팬들은 어떻게 저작권을 갖나?

김씨는 세계 최초의 저작권 공유 플랫폼 뮤직카우를 통해 온라인 경매에 참여했다. 뮤직카우는 가수와 작곡·작사가 등 대중음악 저작권자로부터 저작권 일부를 매입한다. 저작권료의 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액을 산정, 해당 가치만큼 주식처럼 1주씩 분할해 온라인 경매를 실시한다. 뮤직카우가 정한 상한선까지 수량이 마감되면 거기서부터 순서대로 낙찰된다. 김씨의 경우 모두 10주를 구매해 현재 예상 수익은 연간 약 23000원으로, 수익률 7.7%의 적지 않은 수치이다.

참여자들은 저작권의 일부 지분을 나눠 갖게 돼 향후 수익을 보장받는다. 참여자들의 ‘유저간 거래’도 가능해 또 하나의 수익 창구를 얻을 수도 있다. 2018년과 2019년 최고 523%와 837%의 수익률을 각각 거둔 사례도 나왔다.

저작권자는 진행 당시 저작권 가치와 함께 판매액인 경매 시작가 대비 상승분의 50%를 추가로 얻는다. 1주 7000원에서 시작해 최고 21만원의 낙찰가를 기록한 그룹 트와이스의 ‘우아하게’ 저작권자는 해당 주의 추가액인 20만3000원의 절반을 지원받는 셈이다.

● 트와이스부터 이선희 그리고 트로트까지

이처럼 좀 더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이 온라인 경매에 오른다. 대체로 음원차트 상위권 노래가 대상이 되며, 이는 경매 참여자가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이다.

트와이스의 ‘우아하게’나 그룹 워너원의 ‘뷰티풀’ 등이 대표적이다. ‘우아하게’는 뮤직카우의 지난해 온라인 경매 최고 낙찰가 21만원으로, 무려 290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저작권료 지분 1주당 40만원의 전체 경매 최고 낙찰가를 쓴 워너원의 ‘뷰티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최고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스타들의 음악이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는 참여자들의 수익을 더욱 높이는 유력한 콘텐츠인 셈이다. 그룹 GOT7의 ‘네버 에버’와 찬열·펀치의 ‘스테이 위드 미’가 각각 상승률 2400%와 2107%였다는 사실도 이를 말해준다. 워너원 출신 김재환의 ‘시간이 필요해’의 저작권 공유도 진행한다.

그렇다고 아이돌만 있는 건 아니다. 이선희의 ‘동네 한바퀴’는 533%로 전체 평균 상승률 1위에 올랐다. 또 그룹 신화, 바비킴, 거미 등 중견 가수들의 발라드 등도 많은 참여자들을 견인해내고 있다고 뮤직카우는 밝혔다.

● “팬과 창작자의 소통…상생의 음악 생태계 구축”

이처럼 온라인 저작권료 공유 플랫폼 안에서는 다양한 장르와 가수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이 같은 과정은 단순한 경제적 수익을 얻는 데에만 목적을 두지 않는다.

팬들은 저작권료를 공유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또 다른 팬덤의 진화 방식을 추구한다. 스트리밍 등 단순히 듣고 즐기는 차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가수나 작곡·작사가 등 창작자와 저작권을 함께 소유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소비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창작자 역시 자신들이 지닌 저작권의 일부를 팬들과 공유하면서 팬덤을 확장하고 자신들의 콘텐츠를 더욱 대중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는다.

기존 저작권료 분배 구조상 여전히 창작자가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는 팬덤과 창작자가 일궈가는 건강한 ‘음악 생태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시선이 많다. 실제로 뮤직카우는 케이팝 신인 발굴과 재능 있는 창작자 지원 등 수익의 적지 않은 비중을 ‘음악 창작 생태계’ 구축에 쓰고 있다. 뮤직카우 정현경 대표는 “아티스트와 팬들의 소통을 통해 함께 공유의 가치를 나눌 수 있게 된다”면서 “팬들은 다른 차원의 팬덤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고, 창작자들 역시 새로운 창작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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