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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탈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최근 수도권의 감염자 확산추이가 심상치 않다. 위중한 상황이라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시작한 프로야구는 “관중입장을 허용해달라”는 말을 꺼내지도 못한다. 그저 눈치만 보고 있다.
올 시즌이야 어떻게든 버틴다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음 시즌을 걱정해야 한다. 올해는 이미 선수들과 계약했고 모기업으로부터 지원도 약속 받았지만, 그 뒤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광고후원기업들은 텅 빈 야구장으로 인해 홍보효과에 점점 더 회의를 품고 있다는 얘기마저 들린다. 광고료를 깎아달라고 할 것이다. 구단별로 많게는 100억 원 가까웠던 입장료는 지금 한 푼도 없다. 시즌 끝까지 무관중으로 진행된다면 팀마다 200억 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최악의 상황에서 구단들이 선택할 방법은 많지 않다. 비용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이미 해외의 많은 스포츠리그는 수입 감소에 따라 선수들의 연봉을 깎았다. 메이저리그는 이 문제를 놓고 구단과 선수노조가 대립하면서 시즌 개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KBO리그의 일부 구단은 운영난으로 인해 그동안 모아둔 야구발전기금에 눈을 돌린다고 한다. 명분과 여론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쉽지 않다.
KBO리그도 생존의 문제를 놓고 서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수입이 줄면 지출도 줄이게 마련이다. 구단 운영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선수단 관련이다. 필수비용에 손을 댈 수 없다면 우선은 고비용 저효율의 나이 많은 선수부터 정리하려 들 것이다. 적자규모가 워낙 크기에 선수 한두 명을 줄이는 소극적 방법으로는 답이 없다. 더 강력한 방안을 생각할 것이다. 여기서 KBO리그가 생각해봐야 할 화두가 나온다.
코로나19가 특히나 고약한 것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들만 파고든다는 것이다. 요양시설에서 지내는 고령자들, 일당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배달노동자들, 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의 전화를 받는 것도 모자라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는 더 기승을 부려왔다. 비슷한 형태로 프로야구라는 피라미드의 가장 밑바닥에서 고생하는 2군 선수들에게 코로나19는 훨씬 더 위협적일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KBO리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구단과 선수가 치열하게 싸워 내 몫만 지키려고 노력할 것인지, 아니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서로 양보하는 정신을 발휘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런 면에서 KBO리그의 공동체의식이 어느 정도인지는 코로나19가 잘 보여줄 것 같다.
야구에는 ‘네이버후드 플레이’라는 불문율이 있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야수가 베이스를 밟지 않았더라도 타이밍상 가능했다면 포스아웃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수들끼리 서로 보호를 받는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