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알려진 대로 상주는 올 시즌이 끝나면 자동 강등된다. 그 탓에 동기부여를 찾기 힘들다. 또 개막을 앞두고 몇몇 선수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개막전에서는 울산에 0-4로 대패했다. 어두운 전망이 나온 이유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강해졌다. 6라운드에서 포항에 2-4로 지긴 했지만 이후 힘을 냈다. FC서울과 성남FC, 수원 삼성을 차례로 꺾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1-0 승리다. 그만큼 상주의 버티는 힘이 강했다. 반대로 무실점도 눈에 띈다. 한골도 먹지 않은 수비 조직력은 칭찬할만하다. 또 3연승 동안 결승골(서울전 김진혁, 성남전 문창진, 수원전 강상우)을 넣은 선수가 모두 다를 정도로 득점 루트도 다양해졌다.
이런 상주의 상승세에 K리그2(2부)가 웃고 있다. 왜 그럴까. 바로 부담스러운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군 팀인 상무와 상주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맺은 연고지 협약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상무는 내년 김천시에 둥지를 틀고 2부 리그에 참여할 예정이다. 개막 전부터 이슈가 된 게 승격과 강등 팀을 정하는 일이었다. 기존 승강 규정은 1부 최하위와 2부 우승팀이 자리를 맞바꾸고, 1부 11위와 2부 PO 승자가 승강 PO를 치르는 방식이다. 그런데 상무의 자동 강등으로 변수가 생겼다.
4월 이사회를 통해 결론이 났는데, 상주가 1부 최하위를 기록할 경우 기존대로 2부 1위가 승격하고, 1부 11위와 2부 PO 승자가 승강 PO를 치른다. 상주가 최하위가 아닐 경우 상주와 최하위 팀이 강등된다. 그리고 2부 우승팀과 함께 2부 PO 승자가 자동 승격된다. 즉, 승강 PO가 생략되면서 2부 2팀이 곧바로 승격한다. 이런 까닭에 2부에서는 상주가 최하위만은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 염원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상주의 전력으로는 상위 스플릿(1~6위)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2부의 웃음과 함께 1부에서는 탈 꼴찌 경쟁이 뜨거워질 것이다. 불명예스러운 한 자리만 피하면 내년 시즌에도 잔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