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서도소리·경기소리·가야금병창의 대애결, ‘아름다운 것들’

입력 2020-08-17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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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사설을 판소리, 서도소리, 경기소리, 가야금병창으로 표현한 노래를 비교 감상하는 무대
일제강점기 왕수복, 선우일선, 장일타홍 등이 남긴 대표적인 창작아리랑 감상
미스코리아의 마의태자 처음으로 재현, 김춘홍의 서도잡가 화용도 첫 완창 재현
대통령상 수상자 박정미(경기민요)를 비롯해 국악계를 끌어가는 대표적인 젊은 소리꾼들의 무대
같은 노래를 록가수, 트롯가수, 발라드가수가 부르면 멋과 깊이가 다른 것처럼 전통 성악곡도 어떤 스타일로 부르는지에 따라 깊이와 표현법이 달라진다. 그 깊이와 차이를 판소리, 가야금병창, 서도소리, 경기소리로 비교 감상하는 무대가 마련된다.

8월 20일 오후 7시, 마포제일라아트홀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것들’ 공연은 유사한 사설을 가지고 각각 판소리와 서도소리, 경기소리, 가야금병창으로 발전한 전통소리를 비교 감상하는 무대이다. From 대애결(1부), 그리고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신민요 소리꾼들인 선우일선, 왕수복, 최향화 등이 남긴 아리랑을 감상하는 To아리랑(2부) 무대로 꾸며진다.

서울문화재단의 2020년 창작지원사업 선정작품인 ‘아름다운 것들’ 공연은 화려한 출연진으로 진용을 꾸렸다. 국악계 성악을 대표하는 젊은 소리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차수연-장효선-신정혜(왼쪽부터).


비교창 공연인 from 대애결에 출연하는 4명은 가야금병창의 차수연, 판소리 신정혜, 경기민요 김세윤, 서도소리 장효선으로 모두 대표적인 성악예술을 이수했다. 김세윤과 장효선은 현재 국립국악원 단원으로 활동 중.

차수연은 광주가야금대회, 낙안읍성 가야금대회 2종목 장원을 거머쥔바 있으며, 보성소리를 잇고 있는 신정혜는 2018년 함부르크 대학에서 심청가를 완창하기도 했다.

유일한 남성출연자 한대식은 정가계의 꽃미남으로 ‘꽃선비’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KBS국악경연대회 장원수상자이기도 하다.

공연은 매치 형식의 1부 From 대애결과 콘서트 형식의 2부 To 아리랑레뷰로 구성된다.

1부 첫 번째 매치는 흥보전 중 놀부가 제비 후리는 대목으로 판소리와 경기소리가 경쟁한다. 신정혜가 판소리로, 김세윤이 경기소리로 불러준다.

이어 초한가는 서도소리 장효선과 가야금병창 차수연이 맞붙는다. 차수연은 스승(안숙선. 정예진)의 스승(박귀희)의 스승인 오태석의 초한가를 재현한다. 초한가가 끝나면 수궁전 중 ‘토끼화상’ 대목과 삼국지 중 ‘화용도’ 대목을 네 명의 출연자가 각자의 소릿제로 대애결을 벌인다.

김세윤은 토끼화상을 렉쳐콘서트 형태로, 장효선은 무당소리로 편곡하여 선보인다. 장효선이 부르는 토끼화상은 전승이 단절된 소리인 서도명창 김종조의 잡가를 재현한 것이다.

장효선은 역시 전승이 단절된 소리인 김춘홍 명창의 서도잡가 ‘화용도’를 재현해 ‘재현의 여왕’으로 우뚝 설지 관심이 쏠린다.

한대식-박정미-박수영(왼쪽부터).


2부 To 아리랑레뷰는 일제강점기 창작 아리랑을 감상하는 무대. 먼저 신민요연구회 앙상블의 연주로 선우일선의 대표적인 명곡 ‘꽃을 잡고’와 ‘그리운 아리랑’을 감상한다. 선우일선은 일제강점기 최고의 신민요가수로 활동했다.

이어 우리나라 최초의 댄서 출신 소리꾼이자 19세에 요절한 조선권번 최향화가 남긴 ‘포구의 달빛아리랑’을 박수영이 부른다.

가수 미스코리아의 신민요 ‘마의 태자’와 장일타홍의 신민요 ‘아리랑 우지마라’를 가객 한대식이 불러준다. 한대식이 발표하는 ‘마의태자’ 역시 국악계에서 처음으로 재현된다.

이어 박수영이 북한 전통가요의 선구자 왕수복의 ‘마즈막 아리랑’을 부른다. 이어 박정미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아나운서이자 소리꾼인 황재경의 아리랑레뷰를 코믹하게 다듬어 선보이는 아리랑레뷰를 감상하게 되며, 차수연이 김용환의 신민요 ‘꼴망태아리랑’을 가야금병창으로 편곡하여 소개한다. 박수영이 제주출신 가수 백난아의 ‘할미꽃아리랑’을 부른다.

이 공연을 연출한 한윤정 신민요연구회 회장은 “가야금산조나 판소리의 유파 비교 발표회는 종종 있었으나 종목 간 비교를 하는 공연은 신민요연구회가 지난해 처음으로 ‘대애결’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것이 처음이다. 반응이 매우 좋아 매년 갖기로 했다”며 “실기인들이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른 종목, 다른 예술인들을 존중하고 또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계기가 될 것을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을 기획했다”고 공연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일제강점기 창작아리랑 곡들 가운데 지금은 거의 불리지 않지만 명곡들이 많아 그대로 묻히는 것을 볼 수 없어, 이를 새롭게 창작하여 소개한 공연이 ‘아리랑레뷰’이다. 이 공연을 통해 아리랑이 더욱 더 사랑받기를 기대한다”며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개의 공연을 한 프로그램으로 보여줌으로써 국악의 다양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들’의 취지”라고 공연의 의의를 설명했다.

공연은 전석 무료 초청으로 진행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좌석제한이 있어, 사전에 예약한 경우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

* 대애결(對愛決) : 승부에 집착하여 결론에 이르는 대결(對決)과 달리 교류가 부족한 타 종목 예술인들을 존중하며 친목을 도모하자는 의미로 ‘사랑의 대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 아리랑레뷰(review) : 일제강점기 유명 아나운서이자 국악인인 황재경이 만담형태로 발전시킨 작품으로 아리랑을 의인화하여 전국방방곡곡을 다니며 다양한 아리랑을 만난 후 해외로 뻗어나간다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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