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에 원더 우먼까지…레트로가 뜬다

입력 2020-09-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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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수로는 처음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역사를 새로 쓴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디스코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중문화 ‘7080’ 복고 열풍

BTS·박진영 등 디스코 열풍 선도
‘원더 우먼 1984’는 냉전시대 다뤄
“유튜브 통해 세대간 장벽 허물어져”
그룹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 1위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8월 초 박진영과 선미가 내놓은 ‘웬 위 디스코’(When We Disco), 그룹 엑소의 유닛 세훈&찬열이 선보인 ‘10억뷰’…. 박진영의 노래 제목이 말해주듯, 모두 디스코 리듬을 변주했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를 강타했던 디스코를 되살려낸 것이다.

최근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와 ‘온라인 탑골공원’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매개로 1990년대 감성이 새로운 유행을 몰고 왔다. 이에 더해 범위가 1970∼80년대로까지 확장하며 복고 열풍, 즉 레트로 혹은 뉴트로를 더욱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 잡게 한다.

대중문화와 패션을 넘어 전반적 문화현상으로
‘청청패션’의 데님 소재 스타일과 도트 무늬 등 패션 트렌드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육중완밴드는 최근 ‘청청패션’ 사진으로 재킷을 채운 1970∼80년대 감성의 앨범을 내놓았다. 카세트테이프가 젊은층의 호기심 섞인 각광을 받으면서 방탄소년단도 ‘다이너마이트’를 선보였다. ‘바람의 나라:연’, ‘리니지2 M’ 등 추억 속 게임을 되살려낸 게임업계는 과거 ‘최불암 시리즈’의 주인공 최불암을 실제 내세운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대중문화와 패션 등 젊은층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식품, 유통, 제약 등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1970∼80년대 추억의 옛 먹거리를 재포장하거나 약품 광고에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옛 콘셉트를 적용하고 있다.

레트로 열풍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도 이어진다. 1980년대 냉전 시대를 다룬 ‘원더 우먼 1984’가 이달 말 개봉한다.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해외에서도 마찬가지. 이달 말 개봉할 예정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원더 우먼 1984’는 제목처럼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수어 사이드 스쿼드’의 새 시리즈도 1970년대 분위기를 가득 담아낼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OTT) 넷플릭스도 1970년대 애니메이션 ‘사브리나’를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는 등 레트로 물결에 합류하고 있다.

“대중문화 원천 콘텐츠로 새 감성을”
1970∼80년대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레트로는 세계적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는 “레트로 트렌드가 대중문화의 원천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한동안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경기 침체 등 현실에 힘겨워하는 많은 이들이 과거 유행했던 콘텐츠와 스타일에서 추억을 불러내려는 욕구가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최 평론가는 “디스코가 한창 유행하던 때에는 철학 없는 말초적 장르로 비난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현실을 잊고 순간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면서 우울한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려는 욕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콘텐츠 소비의 세대 장벽이 사라진 상황도 힘을 더한다. 최 평론가는 “젊은층이 과거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를 새로운 대중문화의 흐름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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