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안물어요? 개는 사람이 아니예요!

입력 2020-09-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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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사랑스럽지만 분명히 사람과는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의인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제공|펫뉴스

반려동물은 사랑스럽지만 분명히 사람과는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의인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제공|펫뉴스

■ 반려동물 과도한 의인화 경계해야

우리 아이라고 부르지만 기초 지식은 부족
사람과 착각…과도한 처벌·목줄 문제 발생
전문가 “반려인 교육·인증 분위기 필요해”

반려인 1000만 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려동물을 향한 관심이 날로 치솟고 있다. 반려동물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하며 같이 나이 들어가는 것을 행복해하는 반려인이 많다.

특히 반려동물을 “우리 아이”라고 부르며 지극 정성을 다하는 반려인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문화를 생소해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방송인 타일러는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서 “반려견을 사람처럼 대하더라. 우리 아기, 엄마 등 이런 표현이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타일러는 미국에서 온 사람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런 호칭이) 이상하게 여겨진다”면서 “‘이 사람 좀 특이한 것 같다’라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했다.

호칭을 아기, 아이라고 붙이는 것은 어찌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반려동물을 과도하게 의인화하여 인간과 같은 존재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반려동물을 교육하면서 반려인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과도하게 처벌하는 경우가 있다. 따끔하게 혼을 내준다며 선을 넘는 처벌을 하면 반려동물은 크게 상처 입을 수도 있다.

반려동물의 심리나 행태에 대해 전혀 공부하지 않고 대책 없이 키우기부터 하는 경우도 많다. 반려동물 TV프로그램을 접하고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덜컥 데려왔다가 싫증이 나자마자 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육아에도 지식이 필요한데 반려동물을 ‘아기’라고 부르면서 정작 반려동물에 대한 기초 지식은 전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반려동물에 대한 책 한 권이라도 읽으면 반려동물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려동물이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반려동물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한다.

반려동물은 인간이 아니다. 반려동물을 아무리 잘 교육해도 반려동물에게는 그들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는 인간의 세계와 다르다. 반려동물이 보는 세계와 인간이 보는 세계가 같을 수 없다.

예컨대 목줄 문제도 의인화라는 지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제다. 일부 반려인들은 “우리 아이는 물지 않아요”라며 반려견의 목줄을 풀고 다닌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개라도 타인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반려인 자신을 물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목줄을 풀어놓고 다닌다. 타인에게 큰 위협이지만, 동물 의인화에 빠진 반려인은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다.

한 반려동물 전문가는 “반려인 교육이 절실하다. 반려동물에 대해 배우고, 이를 인증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다면 교육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승 객원기자 inewsma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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