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V8 전북 현대의 힘] <상> 적극 투자와 빈틈없는 누수 차단, 전북은 늘 강했다

입력 2020-11-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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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전북이 통산 8번째이자 K리그 최초로 4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뒤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2020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사상 최초로 K리그 4연패를 달성한 전북은 숱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며 ‘왕좌의 자격’을 입증했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울산 현대의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마지막 순간 오랜 시간 꾸준히 쌓아온 ‘위닝 멘탈리티’를 되살렸고, 특유의 ‘우승 DNA’를 깨우며 통산 8번째 대관식을 치렀다. 스포츠동아는 3회에 걸쳐 전북이 새롭게 쓴 역사를 조명한다.

전북은 2000년대 들어 K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클럽이다. 하지만 ‘오늘’에 안주하는 법이 없다. “팀을 만드는 데까지 아주 오랜 세월이 필요하지만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정상에 있을 때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북 구성원들의 지론이다. 잠깐의 성취감에 취해 있다가 추락한 팀들은 유럽에서도 부지기수다.

그래서일까. 전북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K리그 우승(성적)과 클럽하우스 건립(인프라), 유소년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 1차 프로젝트를 이미 성공리에 마친 구단은 ‘100년 클럽’을 향한 도전을 이어왔다. 여기서 핵심은 자생력 강화와 성적, 흥행이다.

전 세계적 경제불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겹쳤지만, 전북은 크게 휘청거리지 않았다. 완전치는 않아도 자금이 어느 정도 돌고 도는 선순환 구조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돈을 흡수하는 루트의 상당 부분이 선수이적시장에 얽혀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나, 전북이 K리그에서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는 드문 팀이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2016년 2월 김기희(울산 현대)를 상하이 선화로 이적시키면서 72억 원을 챙긴 전북은 지난해 1월 김민재를 베이징 궈안(중국)으로 보내며 70억 원 넘게 받았다. 지난해 여름에는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상하이 선화로 떠나며 70억 원 넘는 이적료를 안겼고, 올해 초에는 로페즈(브라질)가 상하이 상강과 계약하며 73억 원을 선물했다.

물론 지갑을 닫아놓고 있진 않다. 필요한 타이밍에 과감히 지출한다. 전북은 올 시즌 전 K리그1 최우수선수(MVP) 김보경과 쿠니모토(일본)를 데려왔고, 여름에는 ‘삼바 킬러’ 구스타보와 ‘감비아 특급’ 모 바로우를 영입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몸값이 다소 떨어진 것도 긍정적 요소였지만, 전북이 국제무대에서 수준급 실력으로 꾸준히 호감 이미지를 심어놓은 덕도 크다는 후문이다.

1994년부터 축구단 운영에 뛰어든 모기업의 정성도 대단하다. 과거 유럽 빅클럽들의 보금자리를 벤치마킹해 최신식 클럽하우스를 지은 현대자동차는 올해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새 외국인 공격수들의 이동이 쉽지 않자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해 장외에서 구단을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이렇듯 최선의 투자로 빈틈없이 전력누수를 차단하자 변수는 줄었고, 전북은 또 한번 정상에 설 수 있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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