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46)이 인터뷰에서 가장 자주 쓰는 문장이다. 신중한 태도로 모든 질문에 확답을 피한다. 특정 선발투수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대체선발로 누구를 낼지도 그날 경기가 임박했을 때 공개하며, 부상자들의 복귀시점도 신중히 판단한다. 그런 이 감독이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한 가지는 확실히 언급했다. “강진성(27)은 선발출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평소 태도와는 완전히 상반된 확신이다.
강진성은 올해 정규시즌 121경기에서 타율 0.309(395타수 122안타), 12홈런, 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4를 기록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로 NC에 입단했지만 지난해까지 8년간 누적 성적은 117경기에서 타율 0.253(194타수 49안타), 3홈런, 20타점에 불과했다. 사실상 야구선수 강진성은 올해 새로 태어났다.
개막 직후부터 신드롬에 가까운 활약을 이어갔다. 때마침 가수 비의 ‘깡’ 열풍이 퍼지며 강진성의 안타나 홈런을 두고 ‘1일1깡’이란 별명이 붙었다. 강진성조차 “별명마저도 운때가 좋은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전반기와 후반기가 달랐다. 전반기 65경기에선 타율 0.344, 10홈런, 48타점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56경기에선 타율 0.262, 2홈런, 22타점으로 고전했다. 스스로도 상대 배터리와 전력분석팀의 현미경 분석에 고전했다고 인정했다. 여기에 8월 엄지손가락 부상의 여파로 규정타석 진입에도 실패했다.
시즌이 조금 더 길었다면 반등할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강진성은 “여름까지 사이클이 쭉쭉 올라가다 한 번에 떨어졌다. 부상 복귀 후 감이 올라올 때 시즌이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바로 이 타격감 회복은 이 감독이 KS에서 강진성을 선발출장시키는 근거다. 이 감독도 “청백전 들어 타격이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었다”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가을야구. 모두가 그렇듯 강진성도 KS에서 스타가 되는 모습을 상상하는 등 가을을 기다려왔다. 그는 “올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내가 한 건가 싶기도 하다”며 “그동안 KS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고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상상도 많이 했다. NC가 창원으로 우승트로피를 갖고 돌아가는 데 이 한 몸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중한 사령탑은 확실한 믿음을 보여줬다. 전반기 맹활약과 후반기 아쉬움 사이에서 전자를 택했다. 바로 이 믿음은 2020년의 강진성을 만든 토양이다. 강진성은 전반기 맹활약을 펼칠 때도 우쭐한 모습을 보이는 대신 “매 순간 ‘이게 마지막 타석’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는 각오를 강조했다. 이런 배수의 진은 가을에도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혼자가 아니다. 신뢰를 보내주는 이 감독과 이호준 타격코치, 그리고 늘 함께한 동료들이 있다. 강진성의 첫 가을이 기대되는 이유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46)이 인터뷰에서 가장 자주 쓰는 문장이다. 신중한 태도로 모든 질문에 확답을 피한다. 특정 선발투수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대체선발로 누구를 낼지도 그날 경기가 임박했을 때 공개하며, 부상자들의 복귀시점도 신중히 판단한다. 그런 이 감독이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한 가지는 확실히 언급했다. “강진성(27)은 선발출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평소 태도와는 완전히 상반된 확신이다.
강진성은 올해 정규시즌 121경기에서 타율 0.309(395타수 122안타), 12홈런, 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4를 기록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로 NC에 입단했지만 지난해까지 8년간 누적 성적은 117경기에서 타율 0.253(194타수 49안타), 3홈런, 20타점에 불과했다. 사실상 야구선수 강진성은 올해 새로 태어났다.
개막 직후부터 신드롬에 가까운 활약을 이어갔다. 때마침 가수 비의 ‘깡’ 열풍이 퍼지며 강진성의 안타나 홈런을 두고 ‘1일1깡’이란 별명이 붙었다. 강진성조차 “별명마저도 운때가 좋은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전반기와 후반기가 달랐다. 전반기 65경기에선 타율 0.344, 10홈런, 48타점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56경기에선 타율 0.262, 2홈런, 22타점으로 고전했다. 스스로도 상대 배터리와 전력분석팀의 현미경 분석에 고전했다고 인정했다. 여기에 8월 엄지손가락 부상의 여파로 규정타석 진입에도 실패했다.
시즌이 조금 더 길었다면 반등할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강진성은 “여름까지 사이클이 쭉쭉 올라가다 한 번에 떨어졌다. 부상 복귀 후 감이 올라올 때 시즌이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바로 이 타격감 회복은 이 감독이 KS에서 강진성을 선발출장시키는 근거다. 이 감독도 “청백전 들어 타격이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었다”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가을야구. 모두가 그렇듯 강진성도 KS에서 스타가 되는 모습을 상상하는 등 가을을 기다려왔다. 그는 “올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내가 한 건가 싶기도 하다”며 “그동안 KS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고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상상도 많이 했다. NC가 창원으로 우승트로피를 갖고 돌아가는 데 이 한 몸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중한 사령탑은 확실한 믿음을 보여줬다. 전반기 맹활약과 후반기 아쉬움 사이에서 전자를 택했다. 바로 이 믿음은 2020년의 강진성을 만든 토양이다. 강진성은 전반기 맹활약을 펼칠 때도 우쭐한 모습을 보이는 대신 “매 순간 ‘이게 마지막 타석’이라고 생각하고 임한다”는 각오를 강조했다. 이런 배수의 진은 가을에도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혼자가 아니다. 신뢰를 보내주는 이 감독과 이호준 타격코치, 그리고 늘 함께한 동료들이 있다. 강진성의 첫 가을이 기대되는 이유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