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증상은 비단 H씨만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부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간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가 합쳐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상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달라진 일상으로 인해 사회적·경제적인 어려움이 커지고 사람을 만나는데 제한이 생기면서 불안과 우울감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만큼 우울증을 잘 관리하기 위한 개인별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depressive disorder)’은 다양한 인지 및 정신·신체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초래하는 질환으로 우울감과 의욕 저하가 주요 증상이라 할 수 있으며 우울증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것이 권장된다.
물론 단순하고 일시적인 우울감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식욕이나 수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 주관적인 고통의 감정으로 매우 힘들다는 증상을 꾸준히 느낀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과거에 비해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살 등의 상황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뇌질환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따라서 우울증 치료는 선택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질환이 그러하듯 마음의 병도 외면하면 걷잡을 수없이 깊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울증은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한 질환으로 다행히도 초기 치료 완쾌율이 2개월 내 70~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우울증이 만성화되고 고위험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치료를 미루지 않아야 한다.
또한 섣부른 판단도 주의해야 한다. 신체 질환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무기력감과 피로감을 비롯해 전신 통증, 두통, 시력저하, 복부 팽만감이나 메스꺼움 등을 느낀다면 건강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의 유무를 살펴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우울한 상태를 참고 있다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이들도 있지만 우울증에는 상담과 정신과 치료가 많은 도움이 된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정신과에 가면 약물치료를 즉시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치료 경향은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에는 바로 약물 치료가 아닌 경과 관찰을 하며 정신치료를 통해 내담자의 심리적 고통을 충분히 표현하고 알아가도록 돕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물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바로 약물치료를 권고하기도 한다. 근래 개발된 항우울제들은 뇌 내의 저하된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우울 증상을 호전시키고 부작용이 거의 없이 안전하게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으니 서둘러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가로 정신과 진료를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을 위해 정신과 진단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 처방 없이 정신치료를 한 경우에도 보험이 적용되도록 한 제도가 있다.
우울증을 예방하고 극복하려면 평소보다 많이 움직여서 활동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집에만 있지 말고 햇빛을 충분히 쬘 수 있는 야외활동이 필요하며 명상이나 독서도 우울증 완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 수면과 식사, 배변 등을 일정한 시간에 하려 한다면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완벽주의, 지나친 세세함, 생각의 반복과 반추 등은 우울증을 악화하는 요인이 되므로 지양해야 한다.
힘들고 괴로운 마음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이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부터 진행하도록 한다.
강동구 정신과 봄날정신건강의학과 김권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