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48’ 최저 Pass/9, 박세혁의 블로킹 스킬은 이미 검증됐다

입력 2020-12-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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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세혁은 포수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중 하나인 블로킹이 탁월하다. 불필요한 진루를 막아 실점을 최소화하고, 투수가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게 리드한다. 지난 2년간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완성형 포수로 거듭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블로킹은 좋은 포수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포수가 블로킹에 실패하는 것은 주자의 득점권 출루를 의미한다. 당연히 실점 확률도 증가한다.

통계만으로 포수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지만, ‘Pass/9((폭투+포일)×9÷소화 이닝수)’은 포수의 블로킹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탁월한 블로킹 능력을 앞세워 불필요한 진루를 막아냈다는 의미다.

2020시즌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일조한 주전포수 박세혁(30)은 블로킹에서 강점을 보였다. 팀 마운드 붕괴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도 불필요한 실점만큼은 막아내려던 투혼이 있었기에 충격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박세혁의 올 시즌 Pass/9는 0.348로 700이닝 이상 소화한 KBO리그 포수 7명 중 가장 낮다. 879.2이닝(3위) 동안 폭투(32개)와 포일(2개)이 총 34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0.386(3위)의 준수한 Pass/9(1071.2이닝 42폭투·4포일)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발전한 수치다. 두산의 팀 Pass/9도 0.406(1284.2이닝 52폭투·6포일)에 불과했다. 0.404(1292.2이닝 49폭투·9포일)의 Pass/9를 기록한 LG 트윈스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특히 포일은 투수가 정상적으로 투구했음에도 포수의 포구 실패로 추가 진루를 허용하는, 수비 팀 입장에선 뼈아픈 요소다. 박세혁의 포일이 2개에 불과한 것이 돋보이는 이유다. 5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10명)로 범위를 넓혀도 박세혁과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보다 적은 포일을 기록한 이는 없다.

풀타임 첫 해인 지난해와 견줘 부담은 엄청나게 커졌다. 양의지(NC 다이노스)의 프리에이전트(FA) 이적과 맞물려 처음 풀타임을 소화한 2019시즌에는 박세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너무 큰 짐을 지게 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2020시즌엔 달랐다. 아쉬움을 나타낸 팬들도 있었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투수들을 더 강하게 끌고 가야 한다”고 쓴소리도 했다.

그럼에도 박세혁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포수 본연의 임무를 다했다. “잘못되면 내 탓”을 외치며 믿음을 심어줬다. 포스트시즌(PS) 12게임을 통해 정규시즌과 다른 볼 배합을 연구하며 발전하려 노력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이제는 누구도 박세혁을 확실한 주전포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2년간의 풀타임 시즌을 통해 발전한 박세혁의 2021시즌이 더욱 궁금해진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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