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올레길]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실신, 원인 파악부터 먼저 해야

입력 2021-01-12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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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이앤오신경과 이보람 원장(신경과 전문의)

갑작스러운 뇌혈류 감소로 인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자세를 유지하지 못해 쓰러지는 상황을 일컫는 ‘실신(syncope)’은 20~40% 정도의 사람들이 일생에 한 번은 겪는 증상이다.

흔히 기절한다고 표현하는 실신은 허약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 건강한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으며 현대인들의 신경계 질환 중에서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정도에 따라 가볍게 정신을 잃는 느낌부터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하는 정도까지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밀 진단이 뒷받침돼야 한다. 뇌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해 발생하는 과정은 비슷하지만 병변에 의한 원인으로 실신의 발생 원리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정신적인 부담인 스트레스에 반응을 하게 되며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긴장 상황에 놓여 있으면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박동이 느려져 혈압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 경험하게 되는 실신을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이라 한다.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가운데 뇌로 가는 혈류량이 순간적으로 감소하면서 의식을 잃게 되는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별히 신체적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신은 자율신경계의 문제로도 발생한다. 주로 말초신경병증, 파킨슨병과 같이 기립성 저혈압을 야기하는 질환에서 발생하는 자율신경실조증(autonomic dysfunction)으로 인해 말초혈관이 수축해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는 기능이 저하되면 혈액이 하지에 저류되고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줄어들게 되어 결과적으로 뇌로 보내는 혈액량이 감소한다.

우리의 인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인체의 장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자율신경(autonomic nervous system)에 의한 호흡, 소화, 체온조절, 심혈관 조절 등이 해당된다. 그러나 무한 경쟁 사회에서 풀리지 않는 업무와 대인관계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자율신경실조로 이어진다.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정신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복통, 속 쓰림, 구토와 같은 소화기관, 즉 신체적인 증상으로 커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자율신경이 균형을 잃으면서 몸에 이상반응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신경실조는 다양한 원인질환을 가지고 있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자율신경실조증이 발생되면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 증상이 나타나며 자율신경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화나 호흡, 심지어 성 기능에도 장애가 관찰될 수 있고, 갑자기 실신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위험한 질환일 수 있다. 그러므로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전문의료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신에 대한 기본적인 검사법으로는 심전도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운동 부하 검사, 혈액검사, 뇌혈류초음파검사(TCD), 뇌파검사, 기립경사 검사를 포함한 자율신경검사 등을 시행하며, 이 같은 검사들을 통해 실신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미주신경성 실신의 경우에는 검사가 이상이 없는 경우 대부분 특별한 치료는 필요하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영양과 수분 섭취, 카페인 섭취 제한, 규칙적인 운동 등의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으나, 필요한 경우 베타-차단제와 같은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자율신경실조에 의한 실신의 경우에는 실신 증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뇌졸중, 말초신경병증 등 원인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자율신경실조에 따른 실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과로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며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권장되고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천안 이앤오신경과 이보람 원장(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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