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리포트] ‘몸상태 70%’ 하재훈, “부상 위험 큰 투구폼? 제 생각은요”

입력 2021-02-04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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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는 지난해 마무리투수 부재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KBO리그 입성 첫해인 2019년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했던 하재훈(31)이 부상과 부진으로 15경기(1승1패4세이브·평균자책점 7.62) 등판에 그친 영향이 컸다. 특히 우측 어깨 극상극 손상 진단을 받아 부상자명단에 오른 지난해 6월 22일 이후부터 그의 1군 등판은 전무했다.

힘겨운 재활과정을 밟아온 하재훈은 1일부터 제주 서귀포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시작된 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3일 훈련을 마친 뒤 그는 “여전히 재활 중이다. 시간과 싸움을 하고 있다”며 “지금 몸 상태는 70% 정도다. 3번째 훈련 일정부터 80~90%로 만들 예정인데, ‘너무 빠른 것 아니냐’고 (김원형) 감독님께 혼났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하재훈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고 싶다. 오버페이스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팀에 힘을 보태지 못한 미안함이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났다. 하재훈은 “재활이 다 그렇다. 미안하기도 하고 자괴감도 든다. 페이스가 좋았던 2019년에 한 템포 쉬었으면 어땠을까도 생각한다”며 “후회해봐야 뭐하나. 내가 이겨내야 한다. 멘탈(정신력)에 흔들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막전에 맞추는 것이 목표다. 멈추지 않고 간다면 맞출 수 있겠지만,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투수에게 어깨 부상은 치명적이다. 하재훈의 타자 전향 가능성이 흘러나왔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선 타자로 뛰었기에 어색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하재훈은 “바꾸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으며 “지금 하고 있는 것(투수)을 계속해야 한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타자는 내게 첫사랑 같은 존재다”며 웃었다.

구속 저하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투구폼에도 변화를 주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몸 상태만 괜찮다면 구속은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며 “부상 위험이 큰 투구폼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던져서 세이브 왕이 됐다. 다들 개성이 있다. 내가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폼을 다듬어서 던지는 것이다. 여기저기 휘둘리면 잘하는 것도 놓친다”고 강조했다.

욕심은 내려놓았다. 올 시즌 마무리를 맡을 것이 유력한 서진용(29)의 멘탈 도우미를 자처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하재훈은 “누군가 이것저것 얘기해주면 오히려 흔들릴 수 있다”며 “(서)진용이는 알아서 잘할 것이다. 멘탈 측면에선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외적으로 부담을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귀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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