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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허문회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타선은 지난해 팀 볼넷 569개를 합작했다. 1위 키움 히어로즈(608볼넷)에 이어 2위였다. 타석당 볼넷 역시 10%로 키움과 더불어 두 자릿수를 찍었다. 볼넷/삼진 비율은 0.65로 키움(0.59)보다 나았다. 손아섭(10.0%), 한동희(10.7%), 정훈(11.8%), 오윤석(12.2%), 김준태(15.2%) 등 볼넷 비율이 높은 이들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키워드도 비슷하다. 허 감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내내 출루율 최적화 타선을 짜기 위해 노력했다. 안치홍, 딕슨 마차도 등이 번갈아가며 리드오프를 맡았고 그 뒤는 손아섭이 받쳤다.
허 감독은 29일 시범경기 사직 NC 다이노스전이 취소되기 앞서 “눈에는 슬럼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투수가 정말 좋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상대가 흔들릴 때 도와줘서는 안 된다. 타격코치 시절부터 그렇게 배웠다. 수비 시프트에 따라 타율 3할 타자가 2할8푼을 칠 수 있다. 타격 기술보다 공을 보는 기술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감독으로 맞는 두 번째 시즌. 선수들은 허 감독의 철학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타석에서 허 감독이 바라는 결과들을 이끌어내고 있으니 벤치에서 지켜보는 이도 흐뭇할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은 “출루에 대한 의지들이 하나씩 모이고 있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서 성장한 것 같다”며 “올해는 팀 볼넷 1위가 목표다. 그러면 5강 그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캠프 내내 지난해 퓨처스(2군) 팀에 머물렀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1군에 살아남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것도 역시 출루율이었다. 이들도 눈 야구에서 성장세를 인정받았다. 허 감독은 “2명 정도는 확실히 좋아진 게 눈에 보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으면 안타를 잘 칠 수 있지만, 나쁘다면 퍼포먼스가 안 나온다. 공을 잘 보는 선수들은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있으니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는 허 감독의 말에는 롯데가 올 시즌 설정한 방향성이 담겨있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