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스타] ‘곰군단 해결사’ 등극한 양석환, 안 데려왔으면 어떡할 뻔했나

입력 2021-05-02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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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1,2루 두산 양석환이 좌월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당연하지.”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선에서 양석환(30)의 무게감을 설명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2020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오재일(삼성 라이온즈)과 최주환(SSG 랜더스)의 이탈로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 타선에서 양석환의 비중이 크다는 뜻이었다. 마운드의 마스터키와 다름없던 함덕주와 차세대 필승계투요원으로 꼽힌 채지선을 LG 트윈스로 보내면서까지 양석환을 데려온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새 유니폼을 입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 탓이었을까. 양석환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첫 4경기에서 14타수 2안타(타율 0.143)로 부진했다. 특유의 장타도 나오지 않았고, 타선의 흐름을 끊는 바람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4월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안타를 터트린 뒤부터는 꾸준히 제 역할을 해내며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장타 생산이 늘어난 덕에 팀의 득점력 향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2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도 3점홈런(시즌 4호)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8-5 승리를 이끌었다.

시작부터 양석환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2회 2번째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안타를 쳐냈고, 4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인태의 좌월 3점홈런 때 홈을 밟았다.

백미는 6회였다. 5-4로 간신히 앞선 2사 1·2루서 SSG 3번째 투수 서진용의 2구째 시속 144㎞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터트렸다. 몸쪽 높은 코스의 투구를 받아 쳐 담장을 넘긴 파워가 돋보였다. 수비에서도 수훈을 세웠다. 8-5로 쫓기던 7회 1사 1·3루서 추신수의 땅볼 타구를 잡아 침착한 홈송구로 3루주자 박성한을 잡아냈다.

최근 4경기에서 3홈런을 폭발한 데다 해결사 본능까지 뽐내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양석환의 득점권 성적은 타율 0.379(29타수 11안타)에 2홈런, 18타점이다. 전 경기에 5번타자로 출전해 21타점을 올리며 4번타자 김재환(26타점)에 이어 팀 내 타점 2위다. 4~5번 타순에서 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는 것은 타선 연결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 흐름이다.

양석환의 꾸준함은 기록에도 나타난다. 25경기 중 19경기에서 최소한 안타 하나씩을 때려냈다.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처음 3할 타율에 진입(0.304)한 뒤 최대 하락폭이 2푼(4월 27일 0.284)에 불과했다. 그만큼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2일의 맹활약으로 시즌 타율은 0.313까지 올랐다. 양석환이 없는 두산 타선은 이제 상상하기 어렵게 됐다. 검증된 타자 한 명의 존재는 그만큼 소중하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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