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현지 전기차 생산에 8조원 투자

입력 2021-05-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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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전기차 및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해 2025년까지 5년간 약 8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단했다. 현대차그룹이 내년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첫 번째 전기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첫 모델인 ‘아이오닉 5(사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현대차 미국법인 홈페이지

정의선 회장,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 위해 과감한 투자 결정

美공장서 아이오닉5 현지 생산 논의
바이든 정책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대량생산 체제 갖출 땐 시장 2위 전망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수주 기대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시장에서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올해부터 2025년까지 미국 현지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확충하기 위해 5년간 74억 달러(한화 약 8조1417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중순경 약 1주일 간의 일정으로 로스앤젤레스(LA) 출장을 다녀왔다. LA에 있는 미국 현대차 판매법인(HMA)을 찾아 판매 전략을 검토했으며,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에 들러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첫 번째 전기차인 아이오닉5 미국 현지 생산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美전기차 시장 급성장…현지 생산라인 필수

정의선 회장이 전기차 미국 생산을 결심한 이유는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우선 정책과 ‘바이 아메리칸(미국 제품 구매)’ 정책에 따른 선제적 대응 차원이다.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에 대한 연방보조금 지급 대상을 확대하고, 관용차 64만5000대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관용차량으로 공급되기 위해서는 부품 현지화 비중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미국 현지 투자를 거부할 수 없는 이유다.

올해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미국 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화된 환경 규제에 따라 2020년 30만대 수준에서 2025년 240만대, 2035년 800만대, 2040년 12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급속하게 확대되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미국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현지 생산 공장 신설 계획이 아닌, 신규 전기차 생산 설비 라인에 대한 투자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뛰어난 브랜드가치 향상과 판매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 차량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첫 번째 전기차인 아이오닉5가 유력한 후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확고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면서 “이는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이관은 없으며 국내 공장은 전기차 핵심 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각축장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E-GMP가 GM의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이나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와 비교해 우위에 있기 때문에 2022년 이후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다면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위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국내 배터리 업계도 반색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현지에서의 전기차 생산을 결정하면서 이미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과 공장 건설을 진행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추가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미시간주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중이며, GM과 합작해 오하이오주와 테니시주에 1,2 공장을 건설중이며, SK이노베이션은 미 조지아주에 1,2 공장을 건설중이다. 또한 양사는 이미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1∼3차 물량 배터리 공급사이기도 하다. 아직 구체적인 생산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향후 급성장할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반드시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현대차 E-GMP 배터리 물량 추가 수주는 필연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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