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콘텐츠 ‘디지털 자산’이 뜬다

입력 2021-07-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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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세븐. 사진제공|스타잇엔터테인먼트

엔터테인먼트 ‘NFT’, 대세 되나?

세븐, 2년 5개월만에 ‘모나리자’ 컴백
리아·팔로알토 등도 NFT 음원 내놔
밴드 이날치, ‘수궁가’ 팝으로 재해석
가수 세븐이 2019년 2월 디지털 싱글 ‘콜드’(COLD) 이후 2년 5개월 만인 7일 자작곡에 직접 노랫말을 붙인 신곡 ‘모나리자’를 선보이며 무대로 돌아왔다. 펑키한 분위기의 팝 장르곡에 “운명 같은 인연을 마주한 순간”을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 ‘모나리자’를 바라보는 감성에 빗댄 노래이다. 세븐 측은 5일 이 같은 보도자료를 내어 관련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대부분 가수들이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곡을 발표한다는 내용은 이 보도자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신곡의 음원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NFT 음원이다.

앞서 ‘범 내려온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밴드 이날치도 6월 말 NFT 음원을 발매했다. ‘범 내려온다’가 판소리 ‘수궁가’를 팝으로 재해석하며 화제와 인기를 모은 노래라는 점에서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이들에 앞서 가수 리아와 힙합 뮤지션 팔로알토 등이 이미 NFT 음원을 내놓았다. 세븐과 밴드 이날치, 리아 등은 NFT 오픈마켓 플레이스인 ‘NFT 매니아’를 통해 관련 음원을 발매했다. NFT 음원은 구매자가 해당 플랫폼의 경매 절차를 거쳐 다른 사람과 거래할 수도 있는 디지털 자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들 가수들의 NFT 음원은 희소성을 확보하며 ‘세상 하나뿐인 콘텐츠’인 셈이다.

세상 단 하나, 대체할 수 없는 디지털 자산

NFT(Non Fungible Token)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의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에 복제가 불가능한 고유의 인식값을 부여해 ‘대체할 수 없는’ 파일이라 설명된다. 역시 블록체인 기술에 의존하는 가상화폐와도 다르다. 가상화폐는 일정한 가치를 지니며 현실의 현금 등 화폐처럼 통용될 수 있지만, NFT는 원본을 다수가 소유할 수 없는 배타적 자산으로 받아들여진다.

세븐·밴드 이날치·리아 등이 NFT 음원을 발매한 것도 이 같은 기술이 최근 연예계에서도 서서히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7일 NFT 매니아의 한 관계자는 “이들 말고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해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어 “콘텐츠 생산자들은 NFT 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자산을 통해 팬들이나 대중과 좀 더 직접적이고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NFT는 미술계를 비롯해 음악·스포츠·게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디지털 콘텐츠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는 국내 연예계에서도 적극 활용되는 분위기이다. 15일 개봉하는 윤여정의 1990년 주연작 ‘죽어도 좋은 경험:천사여 악녀가 되라’의 배급사 블루필름웍스는 “영화 수익 부분 소유권을 NFT로 분할 판매한다”고 밝혔다. 또 가수 겸 음악프로듀서 박진영이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는 1일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손잡고 케이팝 기반 NFT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다.

“영화·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확대”
국내 연예계를 대표하는 대형 기획사가 이처럼 NFT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도 향후 전망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힌다. KOTRA(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이지현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NFT가 생성되면 해당 디지털 항목에 대해 인증 및 소유권 증명이 이뤄져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된다”면서 “이 같은 속성 덕분에 NFT는 한정판 디지털 상품을 만들고 싶은 화가, 음악가, 크리에이터, 영화제작자 등 P술가와 관련업계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썼다. 이어 NFT전문 분석 사이트인 ‘Non Fungible.com’과 BNP파리바 라틀리에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NFT 시장의 주요 분야는 “판매 규모 기준으로 메타버스(25%)·예술(24%)·게임(23%)·스포츠(13%)·수집품(11%) 등” 순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인 ‘유니버스(universe)’의 의미를 합친 ‘메타버스(metaverse)’가 최근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에스파 등 케이팝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국내 연예계의 새로운 무대가 되어 가는 흐름도 주목된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현실과 가상세계가 융합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메타버스에서 NFT는 “유저의 사유재산을 증명하는 역할”이라고 이지현 무역관은 설명한다. “메타버스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경제활동을 위한 도구”이며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와 NFT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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