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도쿄] ‘포스트 장미란’의 순조로웠던 첫발, 더 큰 꿈을 꾸는 이선미

입력 2021-08-03 15:4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선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여자역도의 차세대 주자 이선미(21·강원도청)에게 따라붙는 키워드는 ‘포스트 장미란’이다. 장미란(은퇴)은 여자역도 최중량급(당시 75㎏ 이상급)에서 세계선수권대회 4회, 올림픽 1회 우승을 차지했던 레전드다. 장미란에 이어 이 체급에 출전하는 선수는 그만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체급이 다소 조정돼 여자 최중량급은 87㎏ 이상급이 됐다. 이선미는 2일 끝난 2020도쿄올림픽 이 체급 경기에서 4위(인상 125㎏·용상 152㎏·합계 277㎏)로 생애 첫 올림픽을 마쳤다. 아쉽게 메달은 놓쳤지만, 앞날을 기대케 하기에는 충분한 결과다.


역도는 무거운 바벨을 깨끗한 동작으로 들어올려야 하는 종목이다. 그만큼 경기 당일 컨디션이 크게 작용한다. 1㎏의 무게로 메달 색깔이 뒤바뀔 수 있기에 100%의 몸 상태로 경기에 나서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크다.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이선미의 컨디션을 100%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바벨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허리의 힘이 크게 작용하기에 적지 않은 불안요소였다.

이선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선미는 “지난해 허리 수술 후 재활기간이 너무 힘들었다”고 돌아보며 “다시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실제로 피나는 보강훈련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강원도청 이강석 감독은 수술 직후 힘겨운 재활을 이어가던 이선미의 멘탈이 흔들리지 않도록 큰 도움을 줬다. 이선미는 “(감독님은) 내가 어려운 시기에 옆에서 부담을 주지 않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힘겨운 재활을 마치고 어렵게 나선 대회였다. 그럼에도 인상 1차시기부터 가볍게 바벨을 들어올리며 기대를 키웠다. 실패 없이 인상 1~3차시기와 용상 1~2차시기를 모두 성공했다. 용상 3차시기에 신청한 155㎏ 한 번의 실패는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한 과정이었다.


아직 많은 대회가 남아있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2024파리올림픽이다. 첫 올림픽에서 세계 4위라는 성과를 내며 자신감을 얻었고,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경험까지 챙겼다. “묵묵히 열심히 해서 오랫동안 꾸준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이선미가 다시 출발점에 섰다.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