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신사업 추진에 속도 내는 롯데

입력 2021-09-02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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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가구, 바이오·헬스케어, 수소·배터리까지
한샘 인수 관련 사모펀드 출자 검토
수소·배터리도 신성장 동력 꼽아
롯데케미칼, 수소 성장 로드맵 발표
외부 인재 영입 등 공격적으로 나서
롯데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7월 1일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구 사장단 회의)에서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며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미래 관점의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합병(M&A)을 통해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고부가 가치 사업을 우선 고려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는 게 핵심이다.

전략적투자자로 한샘 인수 타진

먼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퀴티(IMMPE)와 함께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인 한샘 인수를 타진 중이다. 한샘은 7월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30.21%) 및 경영권을 IMMPE에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샘이 제시한 매각 가격은 1조 5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IMMPE는 절반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전략적투자자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롯데의 경우 IMMPE가 한샘을 위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분 참여율은 30~40% 선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가 전략적투자자로 한샘 인수를 타진하고 수소경제를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사옥. 사진제공 l 한샘

롯데가 전략적투자자로 한샘 인수를 타진하고 수소경제를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사옥. 사진제공 l 한샘



롯데가 한샘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리빙 시장이 급성장한 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인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리바트와 까사미아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롯데는 가구 브랜드가 없는 상황이다.

한샘 인수에 성공한다면 사업 다각화는 물론 롯데쇼핑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등 계열사 내 여러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롯데쇼핑은 1일 “IMMPE에서 검토 중인 한샘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신설 사모펀드에 출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샘 인수를 계기로 롯데가 인수합병 시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7년 롯데지주 설립 이후 계열사 투자와 분할, 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인수합병을 통한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본격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 사진제공 l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 사진제공 l 롯데케미칼


수소경제와 바이오·헬스케어,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워

신성장 동력으로는 수소경제를 내세웠다. 2030년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롯데케미칼의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가 대표적이다. 2030년까지 약 4조 4000억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3조 원의 매출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8일 공식 출범하는 수소기업협의체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협의체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참여하며 수소 관련 사업과 투자에서 협력을 도모할 예정이다.

배터리와 모빌리티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배터리의 경우, 롯데케미칼이 전해액 소재 관련 기술 개발을 지속 추진해 왔으며 투자를 통해 배터리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모빌리티의 경우, 롯데정보통신이 6월 세종시에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 임시운행허가를 국내 최초로 취득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에 헬스케어와 바이오팀을 신설하며 외부 인재를 영입한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삼성헬스서비스·플랫폼 총괄 파트장 출신의 우웅조 상무가 이끄는 헬스케어팀은 계열사별로 산재해 있는 관련 사업들을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인 이원직 상무가 이끄는 바이오팀은 바이오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와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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