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라두카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2년생 엠마 라두카누(19·영국·세계랭킹 150위)가 9일(한국시간)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2021 US오픈(총상금 5750만 달러·약 670억 원) 여자단식 8강전에서 2020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벨린다 벤치치(24·스위스·12위)를 2-0(6-3 6-4)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라두카누는 전반적인 경기 운영에서 벤치치를 압도했다. 서브에이스 6개를 기록했고, 범실은 12개에 그쳐 21개를 기록한 벤치치보다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라두카누는 “힘든 경기를 이겨 기쁘다. 기록을 염두에 두고 이번 대회에 나온 것은 아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있어 아직 다음 경기 준비는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두카누는 동갑내기 레일라 페르난데스(19·캐나다·73위)와 US오픈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하루 전 열린 8강전에서 엘리나 스비톨리나(27·우크라이나·5위)를 2-1로 이기고 먼저 4강에 올랐다.
레일라 페르난데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승 후보에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두 10대 스타가 준결승에 오르면서 관심은 온전히 둘에게 쏠리게 됐다. 각자의 4강 상대를 꺾으면 대망의 2021 US오픈 결승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라두카누는 준결승에서 마리아 사카리(26·그리스·18위)와 대결한다. 페르난데스는 아리나 사발렌카(23·벨라루스·2위)를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둘이 결승에서 만나게 되면 1999년 이후 22년 만에 10대들의 US오픈 결승매치가 성사된다. 1999년에는 17세의 세레나 윌리엄스(미국)와 18세의 마르티나 힝기스(슬로바키아)가 결승전을 펼쳤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주인공은 윌리엄스였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는 이날 열린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마테오 베레티니(25·이탈리아·8위)를 3-1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올해 열린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 우승컵까지 거머쥐면 대망의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남자 단식에서는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52년째 나오지 않고 있는 대기록이다.
조코비치의 준결승전 상대는 알렉산더 즈베레프(24·독일·4위)다. 조코비치는 2020도쿄올림픽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즈베레프에게 패해 ‘골든 그랜드슬램’이 무산됐다. 조코비치에겐 설욕의 기회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