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2위…‘오징어게임’ 돌풍

입력 2021-09-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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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시리즈는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지옥’일 수밖에 없는 극한적 세상을 빗대 화제와 논란을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위풍당당’

“공정서 멀어진 세상 고발한 수작”
사회약자 혐오·외화 표절 시각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살인적 경쟁에 내몰린 채 공정과 평등에서 멀어진 세상과 물신화한 현실을 드러낸 수작이라는 평가, 반면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이야기와 캐릭터,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묘사, 심지어 일부 외화 표절 시비 등 비판적 시각이 맞부딪친다.

그러는 사이 17일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22일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본 TV시리즈’ 1위에 올랐다. 미국 1위는 처음이다. 대만, 태국 등 동남아를 비롯한 20여개국에서도 1위를 차지했고, 일본과 영국 등에서 2위 등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 2위에 오르며 지난해 ‘스위트홈’의 3위를 제치고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극한현실’ 드러내기

‘오징어게임’은 추억 속 놀이의 이름을 제목 삼아, 빚에 허덕이는 456명의 사람이 456억원의 상금이 내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설탕뽑기’ ‘구슬치기’ 등 친숙한 놀이를 토대로 모두 여섯 단계의 게임을 통과해야 하지만 낙오자나 패배자는 진짜 목숨을 잃는다.

2000년 일본영화 ‘배틀로얄’ 이후 낯익은 이른바 ‘데스게임’ 스릴러물이다. 게임 참여들이 생존을 위해 극한의 경쟁을 벌인다는 굵은 설정은 한국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참신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다양한 인물들이 놓인 상황을 통해 ‘공정’의 허울이 덧씌운, 이미 출발선에서부터 공정하지 못한 세상을 풍자한다는 호평도 받고 있다. 한 사람당 1억원의 ‘목숨값’인 456억원을 손에 쥐기 위해 무자비함 속으로 뛰어드는 이들의 비현실적인 모습이 물신화의 현실을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시선도 많다. ‘참가자는 게임을 중단할 수 없’고, ‘게임을 거부하면 탈락으로 간주’되지만 그래도 ‘참가자 과반수가 동의하면 게임을 멈출 수 있음’에도 결국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현실을 버리고 다시 지옥 같은 세상으로 뛰어드는 인물들. 그 무모함이 삶의 절박함을 역설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차별?

하지만 장르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시선도 받는다. 심지어 1화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속 일부 설정이 2014년 일본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와 닮았다는 유사함과 표절 논란에도 휘말렸다. 이에 대해 연출자 황동혁 감독은 “2008년부터 작품을 구상해 2009년 완성한 대본이 당시 낯설고 생경하며 잔인해서 상업성이 있겠냐는 말을 들었다. 투자도, 캐스팅도 안 됐다”면서 “(다른)영화나 만화가 공개된 건 그 이후이다”며 일축했다.

여성, 노인,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관한 묘사가 혐오와 차별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여성 캐릭터가 생존을 위해 성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늘 당하기만 하는’ 피해자로 등장해온 외국인 노동자의 캐릭터를 또 다시 전형적으로 그리는 등 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주인공 이정재가 도박으로 사채 등 수억원을 탕진하고 게임에 참여하는 등 일부 인물이 전형적 캐릭터의 ‘혐의’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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