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대명사’ 손흥민, 3년간 비행거리만 지구 5바퀴 반

입력 2021-10-06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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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29·토트넘)의 혹사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축구대표팀 주장이자 토트넘의 에이스이다 보니 쉴 틈이 없다. 문제는 부상 위험이다. 제대로 쉬지 못하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그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시작된 지난달 다리 근육 이상으로 레바논과 2차전에 결장했다.

손흥민의 과부하 정도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6일(한국시간) 44개 리그의 4만 경기를 대상으로 남자선수 265명을 조사한 FIFPro 보고서를 인용해 “2018년 8월 이후를 기점으로 손흥민이 3년 동안 22만3000㎞를 이동했고, 비행시간만 300시간이다”고 보도했다. 이는 4만㎞의 지구 둘레를 5바퀴 반이나 돈 셈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일정이 축소되거나 취소되는 와중에도 무려 300시간(12.5일) 동안 비행기 안에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면서 대표팀 경기 출전을 위해 아시아 대륙을 오갔기 때문에 유독 이동거리가 길었다.

손흥민은 경기도 많이 뛰었다. 토트넘 소속으로 3시즌 동안 152경기에 출전했고, 국가대표로 20경기에 소화했다. 출전시간만 해도 토트넘에서 1만1720분, 한국대표팀에서 1856분 등 총 1만3576분이었다.

FIFPro 보고서에 따르면, 손흥민의 팀 동료 해리 케인(잉글랜드)은 같은 기간 159경기 1만4051분을 소화했는데, 이동거리는 8만6267㎞에 불과했다. 비행시간도 123시간으로 손흥민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FIFPro는 “케인이 유럽 내에서 경기를 치른 반면 손흥민은 아시아와 다른 대륙으로 이동했다”면서 “가장 놀라운 건 손흥민이 300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낸 것이다. 이는 국가간 국경을 이동하는 것만 계산한 것”이라며 실제 이동 거리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 일정을 보면 숨 돌릴 틈도 없이 빠듯하다.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10시 런던에서 EPL 경기를 뛰고 5일 오후 귀국한 손흥민은 6일 단 하루 팀 훈련을 한 뒤 7일 시리아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을 갖는다. 이후 이란 테헤란으로 이동해 12일 이란과 4차전을 치른다. 컨디션 관리가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늘 부상 걱정을 달고 산다.

FIFPro는 “과도한 이동은 선수의 경기력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을 2년 주기로 바꾸려는 시도나 유럽축구연맹(UEFA)이 챔피언스리그(UCL) 대회 방식을 바꿔 경기 수를 늘리려는 움직임 또한 선수들의 과중한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FIFRO는 “선수들의 혹사를 막기 위해 휴식이 필요하고,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규정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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