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꿈을 꾸는 황혼기…3편의 다큐영화에 쏠리는 눈

입력 2021-10-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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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나이 선녀님’, 울림의 탄생, 송해 1927(왼쪽부터). 사진제공|㈜트리플픽쳐스·씨네소파·스튜디오 디에이치엘

1 ‘…선녀님’ 68세 할머니 도전 감동
2 ‘울림의 탄생’ 장인의 열정 그대로
3 ‘송해1927’ 무대 뒤 고뇌 담아내
어른들의 이야기가 온다.

오랜 세월 널리 이름을 알려온 인물과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장인의 드러나지 않은 아픔, 수십 년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겪은 풍상….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이들은 여전히 꿈을 꾸며 삶 속에서 길어 올린 지혜와 희망으로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

오랜 삶의 경륜으로 쌓아 올린 새로운 꿈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영화에 담겨 잇따라 관객을 만난다. 20일 개봉하는 ‘한창나이 선녀님’, 21일 선보이는 ‘울림의 탄생’, 11월18일 관객을 찾는 ‘송해1927’이다. 14일 개봉해 4일 만인 17일 현재까지 1만7000여명을 동원한 ‘노회찬 6411’ 등 다큐멘터리 영화가 새롭게 관객을 불러 모으며 관심을 끌면서 관련 흐름을 이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한창나이 선녀님’(감독 원호연·제작 큰물고기미디어)은 강원도 산골에서 홀로 살아가는 68세 임선녀 할머니가 농사일의 피곤한 일상 속에서도 한글을 배우며 집을 지어가는 모습을 담아낸다. 강원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투박하지만 구수하게 들려오는 임 할머니의 사투리에 담긴 진심이 친근하면서도 평범한 이들이 전하는 감동을 자아낸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울림의 탄생’(감독 이정준)은 임선빈 악기장의 이야기이다. 소아마비에 고아 출신인 그는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지만 60년 동안 북을 만드는 열정으로 인생을 살아왔다. 마침내 장인의 자리에 올랐지만, 최근 나머지 한쪽 귀의 청력마저 잃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영화는 임 악기장이 자신의 어린 시절 북의 세계로 이끌려 들어가게 한 북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나서는 모습을 그린다. 장인으로 세상의 존경을 받기까지 걸어온 60년의 신산했던 과정을 돌이키며 진심의 북소리를 탄생시키기 위해 나서는 또 하나의 새로운 발걸음, 들리지 않는 소리를 가슴으로 들으려 애쓰는 장인의 새로운 열정이 젊은 관객에게도 울림을 안긴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해1927’(제작 이로츠, 빈스로드)은 코미디언이면서 KBS 1TV ‘전국노래자랑’의 상징 송해의 68년 무대를 담는다. 연출자인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윤재호 감독은 여기에 더해 무대 뒤 모습에 카메라를 더욱 깊이 들이민다.

무대 위에서는 결코 드러나지 않은 송해의 인간적인 삶, 오랜 세월 희극인으로 살아오면서도 가슴 속에서 끝없이 울어야 했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해 건강이 악화하면서 ‘국민적’ 우려를 자아냈던 그이지만, 무대를 떠날 수 없는 그는 영화를 통해 이어지는 삶의 또 다른 꿈을 말한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한 편의 잘 짜여진 이야기로서 힘을 발휘해왔다. 이제 시대의 어른으로 존경받거나, 그렇지 않은 평범한 삶이더라도, 주인공들의 쌓이고 쌓인 삶의 아픔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여전히 새로운 희망으로 진심을 담아내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기대를 모으는 것도 마찬가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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