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손흥민.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페널티킥(PK) 골로 승리를 확신한 ‘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은 활짝 웃었다. 캡틴의 환한 미소와 함께 한국축구는 통산 11회,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가뿐히 넘어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원정경기에서 이라크를 3-0으로 완파하고 4승2무, 승점 14로 본선 직행에 바짝 다가섰다.


조 1위 이란(5승1무·승점 16)과 격차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아랍에미리트(UAE·승점 6)~레바논(승점 5)~이라크(승점 4)~시리아(승점 2)가 조 3위를 놓고 다툴 수밖에 없는 구도가 더욱 굳어짐에 따라 남은 4경기에서 엄청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한국의 카타르 직행 가능성은 높다. 내년 1월 레바논과 7차전에서 승리하면 본선 출전권을 거머쥘 수도 있다.


손흥민의 활약이 눈부셨다. 적극적 공간침투와 돌파, 날카로운 킥으로 예열을 마친 뒤 1-0으로 앞선 후반 29분 PK 골을 터트렸다. 킥을 차기 직전 동료가 먼저 움직이는 바람에 다시 차는 해프닝을 겪었으나, ‘월드클래스’ 공격수는 리듬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골네트를 출렁였다.

손흥민.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손흥민.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모든 득점에는 의미가 있지만, 이곳에서 터트린 한방이라 더 각별했다. 2011년 1월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인도와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손흥민은 A매치 3경기 만에 데뷔골을 신고한 바 있다.
10년 만에 추억여행을 간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도 꽤나 유쾌했다. 두 손으로 하트를 그려보였다. 오래 전 그때 수줍게 슈퍼스타의 탄생을 알린 하트 세리머니를 소환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뽑은 쐐기골의 시발점이 된 절묘한 움직임과 패스로도 진가를 발휘했다. 이로써 한국은 중동 원정 징크스도 시원하게 지웠다. 한국이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에서 승점 3을 얻은 것은 2012년 6월 카타르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5무4패, 9년 5개월 동안 승리가 없었다.


밤잠을 설친 국내 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선물한 손흥민은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나는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대승을 거둔 우리 팀의 자랑스러운 캡틴이다. 조국을 위해 30번째 골을 넣은 것 역시 정말 행복하다”는 자축의 글을 남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