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깃든’ 잠실서 ‘친정’ 서울 만난 최용수의 강원 데뷔전, 최악은 피했다 [현장리뷰]

입력 2021-11-28 18: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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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최용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최용수 강원FC 감독과 친정팀 FC서울의 특별한 만남이 추억의 장소인 잠실에서 펼쳐졌다.

강원은 28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1’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승점 40(9승13무15패)의 강원은 다음달 4일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11위를 확정했다. 이제 대전하나시티즌과 승강 플레이오프(PO) 홈&어웨이(12월 8일 대전·12일 춘천) 대결을 통해 잔류에 도전한다.

최 감독과 서울의 만남은 그 자체로 특별했다. J리그 시절을 제외하면 서울(안양LG 시절 포함)에서만 뛰었던 그는 여전히 팀의 레전드로 남아있다. 은퇴 후에도 코치로서 서울을 지켰고, 2011년 감독대행으로 처음 팀 지휘봉을 잡았다. 정식 감독이 된 2012년 K리그 정상에 올랐고, 2015년 FA컵 우승컵을 들었다. 2018년에는 강등 위기의 팀에 복귀해 잔류를 이끌었다.

서울에서 영광의 시절을 보낸 최 감독이 강원의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성적진으로 해임된 김병수 전 감독의 후임으로 강원을 맡은 뒤 첫 경기였다. “기분이 묘하지만 승부를 피할 수 없다”던 그는 “위기의 강원 감독으로 이 곳에 왔다. 서울 응원가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비장한 자세로 친정팀을 상대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역시 최 감독에게는 추억이 깃든 장소다. 최 감독은 1997년 9월 이 곳에서 벌어진 카자흐스탄과 19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낸 뒤 세리머니를 펼치던 도중 광고판에 올라가다가 미끄러지면서 의도치 않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승우가 비슷한 세리머니를 하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됐었다. 최 감독은 “과거 최종예선에서 좋은 추억이 있다. 상암보다는 아무래도 잠실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 선수들 누구든 골을 넣고 광고판에 올랐으면 한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안익수 감독 부임 후 단단한 팀으로 변모한 서울의 골문을 열기엔 강원의 공격이 너무 무뎠고, 수비는 몹시 불안했다. 전반 16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서울 나상호의 왼발 슛은 이광연이 가까스로 막아냈다. 후반 9분에는 중앙수비수 신세계가 서울 강성진의 크로스를 걷어낼 때 헛발질을 하며 어처구니없는 실점을 할 뻔했다.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강원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이날 서울에 패했다면 최하위 광주FC(승점 36)와 격차를 벌리지 못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이로써 강원은 K리그1 잔류를 위한 희망을 이어갔고, 광주는 K리그2(2부)로 다이렉트 강등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잠실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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