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전’ 증명한 녹색군단의 위대한 여정 [우승스토리]

입력 2021-12-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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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제주에 2-0으로 승리를 거둬 우승을 확정지은 전북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변수는 없었다. 올해도 K리그1(1부)은 전북 현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최종전(38라운드)에서 2-0으로 이겨 리그 5연패 및 통산 9번째 우승(2009·2011·2014·2015·2017~2021년)을 달성했다.

축구계에 아주 오래 전부터 등장한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란 수식어를 다시금 증명한 시즌이었다. 전북은 시즌 내내 2위권을 유지하며 ’현대가 라이벌‘ 울산 현대를 추격하다가 파이널 라운드 돌입에 앞서 선두로 치고 나갔고, 결국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쉽진 않았다. 정규 라운드(33경기)에서 전북은 울산에 2무1패로 열세였다. 가장 공들여 준비한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서도 울산을 만나 연장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분위기는 완전히 가라앉았고, 확실히 종전과는 다른 기류가 흘렀다.

하지만 파이널 라운드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달 6일 전주성에서 펼쳐진 울산과 시즌 마지막 대결이 하이라이트였다. 치열하게 부딪혔고, 후반 추가시간 일류첸코의 헤더 결승포 한 방으로 짜릿한 3-2 승리를 거뒀다. 울산과 간격이 승점 3으로 벌어졌다.

물론 순탄하진 않았다. 전북은 11월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 수원FC와 원정경기에서 2-3으로 덜미를 잡혔다. 전북은 수원FC를 상대로 올해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참담한 결과에 망연자실했다. 꼭 잡아야 할 경기를 놓치면서 위기가 왔다. 같은 날 울산이 제주를 꺾어 1·2위의 승점차는 다시 지워졌다.

그러나 여전히 승기를 쥔 쪽은 녹색군단이었다. 다득점에서 넉넉히 앞선 터라 우승의 키를 쥐고 있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엄청난 중압감 속에 펼친 37라운드 대구FC와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북이 할 일을 하자, 운이 따라왔다. 전북과 껄끄러운 ‘앙숙’ 수원 삼성이 홈에서 울산과 득점 없이 비기면서 1·2위의 승점차는 2점으로 벌어졌다. 울산은 이날 페널티킥 실축에 비디오판독(VAR)을 통한 골 취소까지 겹쳤다.

운명의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전북은 상당히 유리해졌다. 37라운드까지 전북은 69골을 넣어 울산(62골)에 넉넉히 앞섰다. 우승 레이스에 고춧가루를 뿌리겠다는 제주의 도전도 거셌으나, 이미 전북은 특유의 ‘우승 DNA’를 발동한 상태였다. 치열하고 고통스러웠던 레이스를 화려한 피날레로 장식한 녹색군단은 전주성 그라운드에 흩날리는 녹색 꽃가루를 바라보며 행복한 챔피언 대관식을 치렀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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