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끊지 못한 ‘2인자’ 징크스…울산, 16년째 품지 못한 K리그1 우승컵 [현장리포트]

입력 2021-12-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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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가 지독한 ‘준우승 징크스’를 올해도 끊지 못했다. 2005년 마지막 우승 이후 벌써 16년째 K리그1(1부) 우승트로피를 만지지 못하면서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울산은 5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38라운드 홈경기에서 대구FC를 2-0으로 제압했다.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승점 74(21승11무6패)를 쌓았지만, 울산 선수들은 미소 대신 눈물을 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8800여 팬들에게 사죄의 인사를 건넬 수밖에 없었다. 같은 시각 전주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은 전북 현대(22승10무6패·승점 76)에 밀려 또 준우승에 그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울산은 전북에 승점 2가 뒤져있었다. 울산으로선 반드시 승리하고, 전북이 미끄러지길 바라야 했다. 전북이 무승부를 거둬 승점이 같아지더라도 다득점에서 크게 밀린 탓에 가능성이 크진 않은 상황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년 연속으로 시상식을 전주와 울산에서 이원화해 준비했다. 문수경기장에 도착한 것은 우승트로피는 모조품이었지만,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2005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리그 우승이 없었고, 준우승 횟수만 해도 4번이나 됐다. 울산으로선 모조 트로피라도 들고 시상대에 오르길 간절히 원했다.

실낱같은 희망이었지만, 선수단과 구단 사무국 직원 등 울산의 모든 구성원은 묵묵히 우승을 준비했다. “0.01%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홍명보 감독의 말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아침 일찍부터 출근한 구단 직원들은 우승 세리머니를 리허설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울산은 전반 18분 설영우, 추가시간 오세훈의 골로 앞서나갔다. 이제 전주에서 희소식만 들려오면 됐다. 그러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을 위해 제주의 패배를 바라던 대구 원정팬들은 전북 한교원과 송민규의 득점 소식에 뜨겁게 환호했다. 결국 울산은 지독한 준우승 징크스를 올해도 끊지 못했다.

울산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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