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V9] 버텨주고 팀 잡아준 베테랑, 전북은 ‘우승 맛’ 잊지 않았다

입력 2021-1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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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제주에 2-0으로 승리를 거둬 우승을 확정지은 전북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사상 첫 리그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최종전(38라운드)에서 한교원·송민규의 연속 골에 힘입어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격파해 22승10무6패, 승점 76으로 정상에 섰다.


같은 시각 2위 울산 현대가 대구FC를 2-0으로 꺾고 승점 74를 쌓았으나 순위를 뒤집지 못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이 이끈 2019·2020시즌에도 울산을 2위로 밀어냈던 전북은 역대 최다인 9번째 별(★)을 가슴에 새겼다. 김 감독은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최용수 강원FC 감독에 이은 역대 3번째로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기쁨을 만끽해 의미를 더했다.


전북 왕조가 굳건히 위상을 지킬 수 있던 배경에는 전 포지션에 걸쳐 맹활약했던 듬직한 베테랑들이 있다. 이동국(은퇴)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홍정호는 가장 튼튼한 후방 지킴이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국가대표 오른쪽 풀백 이용은 부지런히 측면을 내달리며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5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제주에 2-0으로 승리를 거둬 우승을 확정지은 전북 김상식 감독이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전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다용도 수비수’ 최철순도 빼놓을 수 없다. 전북에서 프로 데뷔해 팀 르네상스를 전부 지켜본 그는 예전에 비해 출전시간이 많이 줄었음에도 존재감은 여전하다. 제주전에도 경고누적 결장한 김진수를 대신해 왼쪽 풀백을 맡아 인상적인 플레이를 했다.


그 밖에 김보경과 이승기, 한교원 등도 각자의 몫을 해줬다. 수치에서 드러나는 기여도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타 팀의 또래 자원들과 비교해 확실히 우수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녹색군단의 일원이라는 이유로 평가 절하된 경우가 잦다는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똑같은 1-0 승리에 전북과 다른 팀에 전혀 다른 잣대가 적용된다.


그렇다고 베테랑들의 영향력이 그라운드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솔선수범의 자세는 물론, 끊임없이 팀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심어준다. 특히 팀이 어려울 때 빛을 발한다.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고참들의 메시지는 후배들에게 엄청난 힘이 된다.

5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이동국이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전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 유니폼을 입고, 제주전 쐐기포를 가동했던 송민규는 “당장의 흐름이 어떻든 전북은 중요한 순간 이기고, 결국 우승한다는 얘기를 선배들이 자주 했다. 이런 생각이 자신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고기(우승)의 맛’을 아는 전북이 결국 고비에서 더 강하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최철순과 이용 등 고참들이 후배·동료들을 아주 잘 챙겨줬다. 항상 희생했고 헌신했다. 정말 고맙다”고 했고, 홍정호도 “형들의 도움으로 주장으로 첫 시즌을 좋게 마무리하게 됐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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