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꼭 받을 거야…” 욕심냈던 박지수, 최고의 생일선물 [2021 동아스포츠대상]

입력 2021-12-06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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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힐과 함께하는 2021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이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개최됐다. 여자프로농구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 박지수(KB스타즈)의 대리수상자인 부친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박)지수가 진짜 좋아했어요. 게다가 오늘이 생일입니다.”


6일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여자프로농구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국보 센터’ 박지수(23·청주 KB스타즈)의 아버지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은 딸의 수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동료선수들의 직접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동아스포츠대상의 차별성 때문에 박지수는 특히 수상을 욕심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상의 자격은 충분했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득점·리바운드 1위 등 7관왕에 오르며 한국여자농구의 대들보 센터로 도약했다. 1위 10표 등 총점 81점을 받아 2위 김한별(부산 BNK 썸·64점)을 제쳤다. 2019년 김한별, 2020년 박혜진(아산 우리은행) 등 선배들의 수상을 부러워한 박지수의 꿈이 이뤄졌다.


이날 부산에서 BNK와 원정경기가 예정돼 있어 아버지가 대리 수상했다. 박 전 감독은 “지수가 (동아스포츠대상 수상 소식에) 진짜 좋아했다”며 “선수들이 준 상이고, 선후배들에게 인정받는 결과라서 그런지 이 상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하더라. 게다가 오늘이 지수 생일이다. 큰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KB스타즈 박지수. 사진제공 | WKBL


박지수는 여자프로농구에서 독보적 존재다. 그러다 보니 기록에 따른 수상은 충분히 경험했다. 그러나 동아스포츠대상은 동료들에게 인정받아야 수상이 가능하다. 좋은 성적이 수상을 담보하진 않는다. 박지수가 수상에 욕심을 냈던 이유다.


박 전 감독은 “지수가 ‘저 상(동아스포츠대상)은 진짜 받고 싶다’고 했었다”며 “이제 연차가 쌓이면서 더욱 모범이 돼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커졌다. 지난 2년간 김한별과 박혜진의 수상을 축하하면서 ‘나도 꼭 받을 거야’라고 하더라”고 껄껄 웃었다. 2009년 동아스포츠대상이 제정된 이래 전 종목을 통틀어 최다 수상(5회)에 빛나는 박혜진이 이번에는 시상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


딸을 대신해 시상대에 오른 아버지는 “박지수 아빠 박상관입니다”라고 운을 뗀 뒤 “선수들이 주는 상이기에 더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기록이 아닌 선수들에게 인정받은 수상이기에 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딸을 향한 사랑이 그대로 전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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