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가 쏘아올린 ‘세대교체’…금융권으로 번지나

입력 2021-12-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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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이재근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

안정 보다 변화 선택한 KB국민은행

KB 차기 은행장에 만 55세 이재근 후보 선정계열사 CEO 인사, ‘젊은 피’로 대거 교체 전망
은행 디지털 전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
라이벌 신한금융 연말 인사에도 영향 끼칠 듯
차기 KB국민은행장에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이 추천되면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와 함께, 나머지 KB금융 계열사와 금융권 전반에 인사 태풍이 점쳐지고 있다. 이 후보가 만 55세의 젊은 은행장인 만큼, KB금융 계열사를 비롯해 연말에 이어질 타 금융사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근 후보, 5대 시중은행장 중 가장 젊어
KB금융은 1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 대추위는 “은행의 플랫폼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우위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재근 영업그룹대표를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과 빅테크와의 치열한 경쟁이 맞물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보다는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며 변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한 경영진이 필요한 시기인 점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영업, 재무, 전략 등 은행 내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으로 고객과 시장, 영업현장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감성을 공감하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임직원들의 높은 신망과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는 1966년생으로 은행장으로 선임될 경우 5대 시중은행장 중 가장 젊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961년생,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1963년생,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1964년생이다. 특히 라이벌인 신한은행의 진 행장과는 다섯 살 차이가 난다.

KB국민은행이 쏘아올린 ‘세대교체’ 인사가 KB금융 계열사 및 금융권으로 퍼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 소재 KB국민은행 신관 사옥. 사진제공 l KB국민은행



KB금융 계열사 CEO 인사에 영향 미칠 듯
이번 인사로 KB금융 계열사 경영진이 50세 안팎의 젊은 세대로 대거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 계열사 대표로는 허인 KB국민은행장(1961년생)을 포함해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1963년생),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1961년생),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1966년생), 황수남 KB캐피탈 대표(1964년생),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1960년생),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1962년생),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1970년생) 등 9명이 있다.

이중 차기 KB국민은행장이 추천되면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게 됐다. 또 2018년 취임한 이동철 대표도 꾸준히 KB국민카드의 실적 상승을 이끌어 KB금융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1961년생 동갑내기인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을 비롯해 허인 행장, 이동철 대표가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10년 만에 부회장직을 부활시켰으며, 이 자리는 2023년 11월 임기를 마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후계 구도로 인식돼왔다.

라이벌 신한금융의 연말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이 세대교체 신호탄을 쏜 만큼, 신한금융 또한 변화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등 신한금융 핵심계열사 경영진은 임기가 내년 12월까지라 이번 연말에는 인사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 신한자산운용, 아시아신탁, 신한DS, 신한아이타스, 신한신용정보, 신한대체투자운용, 신한리츠운용, 신한AI, 신한벤처투자 등 타 계열사 CEO 대부분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세대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우 KB국민은행장을 통해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만큼, 계열사 대표에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 인사 시즌이 도래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일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이 금융권을 강타할지 주목된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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