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첫 방송된 JTBC ‘싱어게인 시즌2-무명가수전’(약칭 ‘싱어게인2’)이 시작부터 레전드 무대를 쏟아내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한층 높아진 심사위원들의 기준도 뒤엎는 막강한 실력자들이 다시 시작된 ‘무명의 반란’을 기대하게 했다.
1회 시청률은 수도권 6.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시즌 1의 첫 방송 수치인 3.6%를 뛰어넘으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2.4%를 기록했다.
‘싱어게인2’는 무대가 간절한 가수들이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리부팅 오디션이다. 과감하게 이름을 버리고 번호로 불리는 것을 선택한 참가자들은 재야의 고수, 찐 무명, 홀로서기, 오디션 최강자, OST, 슈가맨 등 6개조로 나뉘어 1라운드 조별 생존전을 치른다. 한층 치열해진 경선을 뚫고 본선에 오른 73팀은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유희열, 이선희, 윤도현, 김이나, 규현, 이해리, 선미, 송민호 등 8명의 심사위원들은 다음 무대가 보고 싶은 참가자에게 어게인 버튼을 누른다. 총 8개 어게인 중에 올어게인과 6, 7어게인은 합격을 한다. 4, 5어게인은 보류, 3개 이하 어게인은 탈락이다. 심사위원들이 전 라운드에 걸쳐 각각 한 번씩 쓸 수 있는 슈퍼어게인은 탈락자를 다음 라운드에 진출시킬 수 있다.
유명 보컬 트레이너 31호는 첫 방송을 뒤집어놨다. 이미 수많은 오디션과 대형 기획사 보컬 트레이너로 유명세를 떨친 31호는 가수로서 자신의 색깔을 가진 뮤지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이름을 버렸다.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레벨이 다른 무대로 보여준 31호. 원곡과 달리 긴 호흡으로 변주한 무대로 올어게인을 받았다.
독보적인 오디션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첫 방송부터 강력했다. 금융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이자 명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인 42호는 김현철의 ‘달의 몰락’을 개성 강한 색깔로 표현해 7어게인을 받았다.
자신의 중심이 단단해 보이는 시크한 매력의 7호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로 올어게인을 받았다. 윤도현은 “신이 주신 축복의 목소리”라고 극찬했다. 이선희는 음표상 표시할 수 없는 음을 새롭게 해석한 7호의 개성을 높이 평가했다.
히트곡 목소리에 익숙한 대중의 귀와 싸워야 하는, 과거의 내가 최대 경쟁자인 슈가맨 조.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제는 무대가 간절한 슈가맨들의 절실한 마음이 깊은 울림을 안겼다. 자신을 응원하는 팬덤 ‘기적이’를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24호는 히트곡 ‘사랑인 걸’을 열창, 7어게인을 받았다.
인디신을 뒤집었던 ‘오빠야’를 전매특허 재기발랄함으로 소화한 4호는 7어게인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아픈 아내를 위해 괌으로 생활터전을 옮긴 3호. 남자들의 애창곡 ‘하늘 끝에서 흘린 눈물’을 폭발력 있는 가창력으로 6어게인을 받았다.
이선희가 심사하기 어려운 조라고 혀를 내두른 오디션 최강자 조. ‘위대한 탄생3’ 우승자, ‘슈퍼스타K3’ 우승자, ‘슈퍼밴드’와 ‘탑밴드2’ 준우승자 등 다수의 오디션을 제패한 이들이 가득했다.
오디션 역사상 이 팀을 뛰어넘은 팀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오디션 끝판왕 22호. 멤버를 먼저 떠나보내고 방황했다는 이들은 조용필의 ‘모나리자’로 흥겨움을 선사했다. 22호는 6어게인을 받아 다음 라운드에 올라갔다.
윤도현을 당황하게 만든 페스티벌을 평정한 63호 가수. 윤도현이 시즌 1 당시 오디션에 맞는 사람이 아니라며 말렸던 뒷이야기도 공개됐다. 윤도현의 걱정 속 무대에 오른 63호는 들국화의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를 몰입도 높은 가창력과 개성 강한 무대매너로 7어게인을 받았다.
참가자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오디션이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그동안 숱한 오디션의 심사위원 제의를 고사했던 윤도현. 데뷔 28년 만에 고심 끝에 ‘싱어게인2’ 심사위원석에 오른 윤도현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팁을 전수하는 등 디테일한 심사평으로 호평을 받았다.
‘싱어게인’만의 심사위원들의 다양한 시각의 심사평은 흥미를 자극했다. 이문세의 ‘빗속에서’를 개성 강한 음색으로 소화하며 6어게인을 받은 27호 가수. 유희열과 윤도현은 어려운 리듬을 기타 단독 연주로 끌고 가는 점을 칭찬했지만, 이선희는 가창과 기타 연주가 좋지만 흡인력이 떨어진다고 아쉬워 했다.
재즈 가수 38호는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를 분위기 있게 불렀지만 5어게인으로 합격이 보류됐다. 소름 돋았다는 규현과 달리 윤도현은 긴장을 많이 한 점과 뭉개진 발음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민호는 “결과를 보고 역시 ‘싱어게인’이라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다양한 음악 색깔과 장르를 아우르는 심사위원들의 다채로운 시각이 흥미로운 지점이라는 것을 짚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