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선정 작업 돌입한 두산, 키스톤콤비 걱정은 제로

입력 2021-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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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강승호(왼쪽), 박계범. 스포츠동아DB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의 최대 강점은 견고한 내야수비였다. 특히 타자의 타격 성향 등을 분석해 내야 수비위치를 직접 조정하며 중심을 잡았던 2루수 오재원-유격수 김재호의 키스톤콤비는 타 구단에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두산이 2019시즌 후 오재원, 2020시즌 후 김재호와 나란히 3년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데는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길잡이 역할을 해주길 바란 측면도 컸다.

세대교체작업은 늘 고통을 수반한다. 특히 팀의 핵심 포지션인 유격수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김재호는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와 정확한 송구능력, 끊임없는 학습 등 좋은 유격수가 되기 위한 충분조건을 갖춘 선수이기에 당장 100%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여겨졌다. 올 시즌 김재호가 팀 내 유격수들 중 가장 많은 543이닝을 소화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두산 김재호(왼쪽), 오재원.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올 시즌을 통해 두산은 확실한 희망을 봤다. 가을야구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강승호와 박계범 덕분이다. 이들은 각각 최주환(SSG 랜더스)과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두산에 합류해 첫해부터 주축으로 거듭났다. 정규시즌에도 강승호는 2루수로 팀 내 최다인 686.1이닝을 소화하며 5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박계범은 유격수로 374.1이닝(팀 내 2위)을 뛰며 1개의 실책만 범했다. 아직 27세(강승호), 25세(박계범)인 나이를 고려하면 이들이 기존 키스톤콤비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여전히 오재원과 김재호의 임무도 남아있다. 오재원은 2022시즌, 김재호는 2023시즌까지 FA 계약이 돼 있다. 선수 평가에 냉정한 두산이 이들에게 3년의 계약을 제시한 것은 그만큼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 3년 이상 덕아웃 리더는 물론 내야진 세대교체를 위한 기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오히려 구단이 제시한 4년 계약을 오재원이 3년으로 줄였다. 그만큼 책임감이 컸다. 김재호도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신인의 마음으로 뛰겠다”고 했다. 올해는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계자들의 멘토 역할을 비롯해 해야 할 일이 많다. 이 같은 선순환은 두산이 장기간 강팀으로 군림하는 비결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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