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아시안게임 우승으로”…U-23 대표팀 황선홍 감독의 새해 소망

입력 2022-0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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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감독들에게 종종 던지는 질문 중 하나는 ‘국가대표팀과 클럽을 지도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느냐’다.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클럽과 단기간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대표팀은 분명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이런 환경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덤벼들었다간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53)은 “대표팀 감독은 엔지니어가 되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고칠 시간이 2, 3일밖에 없다. 반면 클럽은 시간 여유가 조금은 있다”고 답했다. 대표팀은 짧은 기간 안에 팀을 만들고 즉시 고쳐야 하지만, 클럽에선 조직력을 갖출 시간이 어느 정도 주어진다는 의미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을 지휘했고, 전북 현대 왕조의 초석을 놓았던 최강희 감독(63)은 공개적으로 “대표팀은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다. “1년 내내 선수들과 부대끼면서 팀을 만들어가는 스타일인 클럽이 체질에 맞다”는 게 최 감독의 소신이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 감독(76)은 클럽 사령탑을 다방면에 능한 ‘사업가’로 비유했다. 네덜란드 언론과 인터뷰에서 “좋은 선수를 찾아 계약하고, 예산에 맞춰 팔기도 해야 하는 게 클럽 감독”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예산에 관계없이 언제든 좋은 선수를 뽑아 쓰는 대표팀 감독은 ‘덜 복잡한 직업’이라고 정의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 황선홍 감독(54)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건넸다. K리그의 여러 클럽을 거친 황 감독은 2021년 9월 처음으로 연령별 대표팀을 맡았다. 지난 3개월여 동안 많은 공부를 했다는 그는 “접근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많다. 대표팀은 모여서 10일 정도 훈련하고 흩어진다. 그래서 처음 밑그림을 잘 그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본 틀을 잘 갖춰놓아야 효과적 훈련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황 감독은 “시간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기본 틀은 간단하고 심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히딩크 감독을 떠올렸다. 그는 “예전 히딩크 감독님을 보면 대표팀을 파악할 때 아주 심플하면서도 정확했다. 문제를 진단하고 거기에 맞게 집중적으로 훈련했는데,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황 감독의 U-23 대표팀 운영방향은 정해졌다. 팀 전체의 ‘짜임새’를 갖추고, ‘속도감’과 ‘창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선수구성의 윤곽도 어느 정도 그렸다.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자원은 눈에 많이 띄는 반면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는 계속 찾아야 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발목을 잡았다. 훈련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1월 해외전지훈련을 포기했다. 2022시즌 K리그 개막일이 앞당겨진 것도 난감하다. 그는 “요즘 프로 감독님들에게 자주 전화한다”며 “적당한 시기를 잡아 제주도에서 소집훈련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수차출을 놓고 대표팀과 클럽 사이에선 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곤 했다. 이에 황 감독은 “미리 양해를 구하는 등 지혜롭게 풀려고 노력 중”이라며 소통을 강조했다.

황 감독의 새해 목표는 아시안게임 우승이다. 1월 훈련을 통해 선수단 풀을 만들고,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릴 U-23 아시안컵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뒤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정상에 선다는 의지다.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 감독은 “부담스럽지만 그래서 더욱 우승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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