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0.01초’ 이상호의 탈락…아쉽게 끝난 올림픽 정상 도전

입력 2022-02-08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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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첫 동계올림픽 정상을 향한 ‘배추보이’의 꿈이 허무하게 날아갔다.

고향인 강원도 정선의 배추밭을 슬로프 삼아 세계적 스타로 성장한 한국 스노보드의 간판스타 이상호(27·하이원)가 8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8강전에서 빅 와일드(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게 0.01초차로 뒤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 순위는 5위.

4년 전 평창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한국 스키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기록된 이상호는 2개 대회 연속 포디움 입성을 꿈꿨으나 노 메달로 베이징대회를 마쳤다.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를 타고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 중 하나로 선수 2명이 나란히 곡선 코스를 내려와 ‘평행’이란 수식이 따른다.

분위기는 좋았다. 2021~2022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부문 종합 1위에 올라있는 이상호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분류됐다. 이날 출발 역시 깔끔했다. 예선 1·2차 시기에서 합계 1분20초54를 찍어 출전선수 32명 중 1위로 본선 토너먼트 16강에 진출했다.

이상호는 16강전에서 다니엘레 바고차(이탈리아)를 0.92초차로 제압해 기세를 올렸으나, 8강전을 넘지 못했다. 2014년 소치대회 2관왕(평행대회전·평행회전) 출신 와일드의 거센 도전에 결국 고개를 숙여야 했다. 스타트도 좋았고, 레이스 중반까지 무난한 리듬으로 앞섰으나 코스 막판 몸에 깃발이 걸려 속도가 줄어든 것이 뼈아팠다.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꼭 감싼 채 아쉬워하던 이상호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는 개인적 목표는 이뤄 후련하다”며 “여러모로 어려운 시즌, 잘 싸워왔다고 스스로 격려하고 싶다. 아직 내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상호와 나란히 이 종목에 출전한 김상겸(33·하이원)은 24위, 여자부 정해림(27·경기도스키협회)은 18위로 16강행에 실패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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