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도로공사의 시즌 재개 첫 경기에서 나온 얘기들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2-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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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 경기가 열렸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우려 속에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경기가 재개됐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에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21일 KGC인삼공사-한국도로공사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웠던 것도 이 경기와 관련된 사람들 중 새로운 감염자가 나오는지 여부였다.


선수들의 준비과정이 부실했던 여파는 경기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제대로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던 탓에 플레이는 프로라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그 덕에 입증된 것도 있었다. ‘훈련의 가치’였다. 선수들이 정성을 다해 훈련하지 않으면 언제든 팬들에게 외면 받을 만한 수준의 경기가 된다는 것을 모두가 확인했다.

2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 경기가 브레이크 이후 처음오로 열렸다. 방역을 위해 코트 변경 없이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무엇보다 리시브가 흔들렸다. 배구에서 다른 어떤 플레이보다 가장 감각이 필요한 것은 리시브임이 증명됐다. 인삼공사는 1세트 리시브 효율이 13%에 그쳤다. 그나마 2세트부터는 리시브 감각을 되찾은 덕분에 끝까지 팽팽한 양상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결국 인삼공사는 33%, 도로공사는 41%의 리시브 효율로 경기를 끝마쳤다.


인삼공사 이영택 감독은 선수보호에 가장 신경을 기울였다. 자가격리에서 늦게 풀려 경기 준비시간이 부족했던 선수들은 가급적 출전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에이스 이소영과 염헤선을 아껴 이날 도로공사전보다는 25일 현대건설, 28일 GS칼텍스와 경기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였다. 이런 사령탑을 아찔하게 만든 장면이 나왔다. 4세트 도중 옐레나와 교체 멤버 염혜선이 공만 바라보고 움직이다 충돌했다. 염혜선이 코트에 눕는 바람에 모두가 걱정했다. 일단은 무사해 보였지만 계속 지켜봐야 한다.

2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1세트를 마친 후 코트 방역을 하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승점 60에 도달한 도로공사로선 많은 감염선수 명단에서 베테랑들이 빠졌다는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정대영, 배유나, 임명옥은 이날 눈에 띄었다. 후배들이 격리된 가운데 언니들이 자발적으로 몸을 잘 단련하며 실전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결과를 잘 보여줬다. 25개의 디그와 리시브 효율 52.63%를 기록한 임명옥은 1세트 막판 팽팽했던 고비에서 2개의 기막힌 디그로 팀을 구했다. 14득점의 배유나는 3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중앙에서 11개의 공격을 성공시키며 아직 실전감각이 모자란 세터들을 편하게 만들어줬다. 정대영은 5득점에 그쳤지만, 3개의 블로킹이 모두 알토란이었다. 1세트 그의 서브타임에서 6연속 득점으로 주도권을 잡은 것이 결국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됐다.


센터로선 최초로 개인통산 5000개의 수비도 달성했던 정대영은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는 이유를 묻자 “불편하지만 상대팀과 선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경기 중 마스크 착용 여부는 선수들의 판단에 맡겼다. 집단감염으로 고생이 많았던 도로공사 선수들은 들숨을 마실 때 특히 힘들지만 모두가 마스크를 쓰겠다고 했다. 구단은 선수들을 위해 특수 마스크 200개를 준비했다. 물론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하는 것이 대외적으로 어떻게 비쳐질지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2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 정대영이 KGC인삼공사의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대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하여튼 일단 막은 다시 올렸다. V리그가 시즌을 완주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지금은 모두가 조심해야 할 상황이다. 팬들은 배구가 없는 날보다는 배구가 있는 날을 더 원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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