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CGV
●‘천만 감독들의 귀환’ 기대
기대감은 우선 ‘천만 감독’들의 신작에 쏠린다. 2014년 1700만 관객을 동원,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8년 만에 속편 ‘한산:용의 출현’을 내놓는다. 두 편 이상 1000만 관객을 모은 일명 ‘쌍천만’ 감독들도 나선다. ‘암살’ ‘도둑들’ 최동훈 감독이 ‘외+계인’을, ‘국제시장’ ‘해운대’ 윤제균 감독이 뮤지컬영화 ‘영웅’을,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더 문’으로 각각 관객을 만난다. ‘베테랑’ 류승완 감독도 김혜수·염정아 주연의 여성 투톱 액션물 ‘밀수’를 선보인다.
스크린의 대표주자들도 의기투합한다. 송강호·이병헌·전도연 주연의 항공 재난 블록버스터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박보검·수지·정유미·최우식·탕웨이 등이 나서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유아인·라미란·안재홍의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 등 톱스타급 배우들과 ‘믿고 보는’ 흥행감독이 뭉쳤다. 송중기의 ‘보고타’(감독 김성제), 황정민·현빈의 ‘교섭’(감독 임순례)도 올해 개봉한다.
또 한 번 칸·베니스 등 해외 유수 영화제 수상을 기대하게 하는 감독들도 돌아온다. ‘올드보이’로 2004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을 공개한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 ‘브로커’도 올해 극장에 걸린다.
●영화계 지원 호소…정부, 개봉작 지원 예고
이처럼 올해 한국영화 신작에 유난히 기대를 품게 하는 것은 현재 영화계가 처한 상황 탓이기도 하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최근 내놓은 ‘2021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상업영화 기준 한국영화 수익률은 ¤47.3%이다. 2001년 첫 수익성 조사 이후 최저치이다.
또 2011년 이후 10년 동안 우위를 유지해온 관객점유율도 할리우드 등 외화에 밀렸다. 30.1%로, 11년 만에 50% 아래로 크게 줄어들었다. 극장 매출 비중 역시 29.7%에 그치며 외화에 70%의 자리를 내줬다. 영진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관객 급감, 개봉 미뤘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잇단 개봉, 한국영화 기대작의 개봉 연기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이로 인해 한국 영화산업 시장 규모는 “2019년 2조5093억 원에서 2020년 1조537억 원, 2021년 1조239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영진위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40.8% 규모”라고 밝혔다.
이에 영화계는 22일 ‘영화인 비상정책 제안문’을 내어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매출 감소로 국내 영화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했던 중소 제작·배급사·상영관은 아사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긴급예산 편성,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 및 상영·배급 겸업과 스크린 독과점 규제, 중소기업 지원 자금의 대기업 사용 금지 등” ‘비상정책’ 마련을 정부 및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3월부터 전국 극장 550개관에서 여는 특별기획전에 82억 원을 지원한다. 한국영화 신규 개봉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스타급 배우와 감독들이 대거 나설 스크린 무대에도 새롭게 관심과 기대가 쏠리는 또 다른 이유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